기획특집

강원도 폐광지역 변화의 가속화와 지적 기반 구축의 모색*

김원동 1 , **
Won Dong Kim 1 ,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김원동_강원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wdkim@kangwon.ac.kr)
1Kangwon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wdkim@kangwon.ac.kr

© Copyright 2025, The Law Research Institut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Nov 10, 2025; Revised: Nov 20, 2025; Accepted: Nov 25, 2025

Published Online: Dec 23, 2025

국문초록

이 논문의 목적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수립 직전부터 최근 시기까지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구조의 변화 궤적을 추적해 봄으로써 사회 변화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고, 그에 내포된 함의와 대안의 토대를 찾아보고자 하는 데 있다. 강원도 인구구조 변화의 성격을 가늠해 보기 위해 활용한 이론적 준거 개념은 ‘변화의 가속화’다. 앨빈 토플러, 데이비드 하비, 토머스 프리드먼, 하르트무트 로자 등이 제시한 가속화에 관한 주장을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사회학적 통찰이 돋보이는 로자의 사회적 가속 이론을 비중 있게 살펴보았다. 가속화의 시각에서 봤을 때, 강원도 폐광지역의 인구구조 변화는 변화의 가속화로 규정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의 실체는 곧 지역 위기의 가속적 심화를 함축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런 현실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심각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지역의 활로를 열어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독자적인 지적 하부구조의 구축이 절실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강원도 폐광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유산에 기반한 석탄산업문화연구원의 설립이 그것이다. 지역의 현실 진단과 미래의 청사진을 외부의 연구력에 의존하는 예속적 사고로는 향후 더욱 거세게 휘몰아칠 가속적 변화의 위협에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현시점에서 시급한 것은 폐광지역에 터를 잡은 연구원의 전문가들이 수시로 지역의 구석구석까지 삶의 현장을 샅샅이 누비면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주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좋은 삶’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탐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주민친화형 연구조직이다.

Abstract

This paper aims at identifying substance of social change objectively, and at exploring it’s implications and the basis for alternatives by chasing the trajectory of population structure changes in the abandoned mine areas of Gangwon Province from right before the establishment of coal industry rationalization policy to the most recent period. I adopted an 'acceleration of change’ as a theoretical reference concept for weighing up the nature of population structure changes in Gangwon Province. In this respect, I reviewed arguments on acceleration suggested by Alvin Toffler, David Harvey, Thomas L. Friedman, and Hartmut Rosa. Especially, I examined Rosa's social acceleration theory with its excellent sociological insight heavily. From the viewpoint of acceleration, it was empirically confirmed that changes in the population structure of the abandoned mine areas of Gangwon Province could be defined as an acceleration of change. I could find that the substance of these changes also had an implication of accelerating deepening of regional crises. Given this reality, I emphasized that before all, it should be urgent to establish an independent intellectual infrastructure to overcome serious crises accumulated for a long time, and open up new future for the region. That is the establishment of the Coal Industry Culture Research Institute based on the historical and cultural heritage of the abandoned mine areas in Gangwon Province. The reason is that we are not able to strongly and effectively cope with threats of the stronger accelerating changes than now, with subjugated thinking and attitudes that rely on external research institute for diagnosis of regional reality and blueprint for the future. To sum up, what is immediately needed is a resident-friendly research organization established in the abandoned mine areas. Only then will experts in the institute be able to accurately detect their true desires for a 'good life’ and propose realistic alternatives, with scouring everywhere in the region, breathing and communicating with residents.

Keywords: 강원도 폐광지역; 변화의 가속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석탄산업문화연구원; 주민친화형 연구 조직
Keywords: Abandoned Mine Areas in Gangwon Province; Acceleration of Change; Coal Industry Rationalization Policy; Coal Industry Culture Research Institute; Resident-Friendly Research Organization

I. 문제의 제기

정부 수립 이후 정책적으로 추진되었던 석탄산업은 1980년대 말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의 철퇴를 맞자 곧바로 대대적인 폐광 사태의 길로 접어들었다. 예컨대, 1988년 347개에 이르렀던 전국의 탄광 숫자는 1990년 143개로, 그리고 2000년에는 11개로 순식간에 줄어들었다. 1988년 167개에서 1995년 8개로 격감한 가행탄광의 숫자 변화에서 보듯, 특히 강원도에서는 탄광의 폐쇄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Korea Coal Corporation, 2001,p. 252; KBS, August 25, 2024). 석탄산업 지원 정책의 공식적인 철회로 불과 몇 년 사이에 탄광이 통째로 증발해 버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급감한 것이다. 졸지에 벼랑 끝으로 내몰린 지역 주민들은 정부를 상대로 치열하게 저항했고1), ‘3·3 투쟁’으로 마침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폐특법)”2)을 쟁취했다. 폐특법은 1995년 10년 한시법으로 제정되었으나, 그동안 세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 2045년까지 시효가 연장된 상태다.

폐특법 제정 이후 강원도 폐광지역에서는 지역의 회생과 주민 생활의 향상을 목표로 폐광지역진흥지구 개발사업, 탄광지역 개발사업, 개발촉진지구 개발사업, 폐광지역 경제자립형 사업, 폐광지역 투자법인 설립사업, 비축무연탄관리기금사업, 폐광지역 관광자원화사업, 폐광지역개발기금사업 등과 같은 8개 사업 범주 아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성격의 수많은 세부 사업이 추진되었다(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et al., 2024a,pp. 61-89). 투자 규모로 보면, 폐특법 제정 후 재정지원이 본격화된 1997년부터 2023년까지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에 투입된 공공예산은 총 3조 7,034억 원에 달한다(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et al., 2024a,p. 7).3)

이렇듯 폐특법의 시효를 계속 연장하면서 막대한 예산이 폐광지역에 투입되었으나, 폐특법의 제정 목적으로 제시된 폐광지역의 경제 진흥과 주민 생활 향상에 과연 얼마나 부합하는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4) 실제로 폐광지역을 간간이 오가며 직감하게 되는 것은 폐특법이 제정된 후 약 30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었음에도 폐광지역은 여전히 침체와 위기의 암운을 떨쳐내지 못한 듯하다는 느낌이다.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일어난 변화와 견주어 볼 때, 이렇다 할 진전 없이 이전보다 더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된다. 지역 안팎에서 폐광지역의 위기 담론이 종종 오르내리지만 정작 폐광지역에서 진행되어온 변화의 실상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또 오늘의 현실은 어떻게 봐야 하고, 대안의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적·경험적 분석 결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출발한 이 글의 목적은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구조의 변화 궤적을 추적해 봄으로써 변화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고, 그에 내포된 함의와 대안의 토대를 찾아보고자 하는 데 있다. 여기서 인구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인구 변화야말로 특정 지역의 현실과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지표라고 보기 때문이다.5)

이 같은 연구 목적의 실현을 위해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첫째,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구조의 변화와 함의를 살펴보기에 앞서 이론적 배경으로서 ‘변화의 가속화(acceleration of change)’라는 관점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즉,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시간성’과 그 ‘속도’에 초점을 맞춰 해명하고자 한 논의들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라, 문명 비평가와 사회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미 일찍이 주창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임을 확인해 보고, 이를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구조 변화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이론적 준거 개념으로 활용해 보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전형적인 학자라기보다는 언론인이자 사회비평가로서의 면모로 더 잘 알려진 탓에 학술적 연구 검토 과정에서는 경시되는 경향이 있는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의 얘기에서 시작하려 한다.6) 토플러를 출발점으로 삼는 이유는 현대 사회의 변화 방향과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어 후속 연구자들에게 그 누구보다도 풍부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제공해 온 인물이 바로 토플러라고 보기 때문이다. 토플러에 이어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 토머스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 하르트무트 로자(Hartmut Rosa) 등이 제기한 가속화에 관한 주장들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특히 날카로운 사회학적 통찰이 묻어나는 로자의 ‘사회적 가속 이론’을 비중 있게 살펴보려 한다.

둘째, 가속화의 관점에서 볼 때,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구조의 변화는 어떤 양상을 띠고 있는지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한다. 이 작업 과정에서는 강원도 폐광지역에서 그동안 전개되어온 인구구조의 변화를 가능한 한 강원도나 전국 차원의 변화 속도와 비교해 봄으로써 그 특징을 ‘변화의 가속화’로 규정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뒷받침해 보고자 한다. 특정 지역에서 진행되어온 가속화는 비교 준거에 따른 상대적 개념이기도 하기 때문에 강원도나 한국 사회 전체의 일반적인 변화 속도와 견주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폐광지역의 변화 문제는 그동안 수없이 논의되어온 연구 주제 중 하나다. 하지만 이를 명시적으로 ‘변화의 가속화’라는 관점에서 포착하려는 시도는 눈에 띄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이 점에 주목하면서 가장 최근 시점까지 관련 통계들의 원자료를 가공하고 재구성해, 변화의 추이를 추적, 점검해 봄으로써 이런 측면을 부각해 보려 한다. 강원도 폐광지역의 그간 변화가 심상치 않은 만큼, 이에 대한 근본적인 재성찰과 처방 모색 또한 그만큼 절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셋째, 앞서 언급한 두 번째 작업을 통해 전국적 차원은 물론 강원도 평균 수준과 비교해 봐도 강원도 폐광지역에서 진행되어온 변화의 가속화가 곧 위기의 가속적 심화로 귀결되고 있음을 확인해 보려 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역 위기의 심화와 가속화를 초래해 온 주된 요인들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되짚어보고, 이를 근거로 지역의 미래를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는 독자적인 지적 토대를 제도적 차원에서 갖출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강원도 폐광지역의 주민, 시민사회단체, 지자체, 기업 등이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시급한 활로 모색의 출발점이 바로 이 지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그러한 지적 기반의 실체로 강원도 폐광지역의 역사적·문화적 문화유산에 기반한 지역특화형 연구원의 설립을 제안하고자 한다. 폐광지역 공동체의 주요 현안과 미래지향적 과제들을 지역에서 활동 중인 주요 관련 단체들과의 협력관계 속에서 풀어가되, 이를 통합적 시각에서 조정하고 추진해 갈 수 있는 제도적 구심체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장에는 폐광지역이 직면해 있는 위기의 가속적 심화라는 현실을 역으로 혁신적 변화의 계기로 활용해 보자는 기대감이 내재해 있다. 이러한 시도는 ‘산업문명’에 이어 이른바 ‘융합 문명’을 거쳐 ‘AI(Artificial Intelligence) 문명’ 시대로의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을 맞고 있는 시대적 변화(M. C. Kim, 2013, 2025; W. D. Kim, 2017, 2025b; J. H. Kim, 2013; T. W. Park, 2025)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성격 또한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의 논의 과정에서는 가속화의 여러 주장과 함께 다니엘 벨(Daniel Bell)의 논지에도 주목하려 한다.

Ⅱ. 근대 사회 변화의 특징으로서의 ‘가속화’와 대응 방안 탐색

1970년 출간된 『미래 쇼크(Future Shock)』는 사회 변화의 방향이나 내용에 앞서 ‘변화의 속도’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함을 앨빈 토플러가 누구보다도 먼저 간파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우리 시대가 풀어야 할 과제는 ‘변화의 가속화’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를 기술 및 지식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즉, ‘기술을 하나의 커다란 엔진, 강력한 가속장치’라고 한다면, 그 연료가 바로 ‘지식’인데, 오늘날에는 특히 1950년경 인류 역사의 무대에 갑자기 등장한 ‘컴퓨터’에 힘입어 ‘지식획득의 가속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것이 다시 ‘기술이라는 거대한 엔진에 연료를 공급함으로써 변화의 가속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Toffler, 1989,pp. 45-46). 이 변화의 가속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집약해 주는 용어가 바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미래 쇼크’다.

토플러는 미래 쇼크를 ‘미래가 앞당겨 도래함으로써 일어나는 현기증 나는 방향감각의 상실’(Toffler, 1989,p. 26)이라고 칭하면서 이미 수많은 사람이 걸려있는 질병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사회 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우리 생활의 전반에 걸쳐 ‘일시성’이 증대하고, ‘새롭고 다양한 것’들이 동시에 엄청나게 밀려 들어옴에 따라 의사결정에 과부하가 걸리고, 정신적으로 부담을 느끼며, 신체적 고통 또한 가중되는 ‘적응력 쇠약증’(Toffler, 1989,p. 317)에 걸리게 되는데, 이런 증상이 그가 말하는 미래 쇼크다. 또, 토플러는 이런 현상이 전체 사회로 확산하면 ‘대규모의 미래 쇼크’가 발생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우리가 바로 그런 역사적인 적응성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사회 변화의 심각성을 언급하면서도 변화 그 자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그의 기본 입장이다. 다만, 그의 주된 주장은 사람들의 신체적 방어 능력과 의사결정 과정까지 압도해 미래 쇼크에 빠지게 만드는 ‘고삐 풀린 변화의 가속화 현상’에 대해서는 개인적·사회적 수준에서 제대로 대응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적응 능력을 확대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W. D. Kim, 2004b,p. 64). 이런 맥락에서 토플러는 미래 예측의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변화의 적응력을 높여주는 미래형 시제의 교육이나 기술 발전의 속도를 조정하고, 선택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대응 전략들이 필요함을 강조했다.7)

토플러가 미래 쇼크의 문제를 제기했던 1970년 초반 이후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달은 인터넷에 기반한 정보화 시대를 역사의 무대 전면에 등장시켰다. 이른바 ‘정보사회’의 개막으로 이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개인의 일상도 전 세계적 수준을 수시로 넘나들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데이비드 하비의 ‘시·공간 압축(time-space compression)’은 이런 맥락에서 떠오르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그에 의하면, ‘시·공간 압축’은 ‘개인적 의사결정 및 공공 의사결정에 드는 시간 지평이 축소되는 한편, 위성통신과 운송비용의 하락으로 말미암아 그러한 의사결정이 훨씬 멀리 있는 여러 지역으로 즉시 전파될 수 있게 되었음’(D. Harvey, 1994,p. 186)을 의미하는 용어다. 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업무 처리를 비롯한 삶의 제반 방식에 있어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음을 환기하면서도 하비는 외견상의 변화 이면에 작동하는 핵심 동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함을 또한 강조한다. 시·공간 압축 현상은 기본적으로 부단한 자본축적을 위해 자본의 회전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는 압박과 그에 따른 자본가계급의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이 그것이다(D. Harvey, 1994,p. 357; S. H. Choi, 2016,pp. 1-9). 이처럼 하비는 정보통신기술 및 교통·운송수단 진화의 추동력으로서의 자본축적을 강조하고, 그로 인해 공간적 장벽이 극복되고, 시간 지평이 ‘바로 지금 모든 것이 존재한다고 할 정도로’ 단축되고 있다고 얘기한다(D. Harvey, 1994,p. 282). 하비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 삶에서의 가속화 경향은 결국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어온 시·공간 압축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고, 그것은 집요한 자본축적의 압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대 사회의 변화를 가속화의 시각에서 포착한 주요 주장의 또 다른 갈래는 토머스 프리드먼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하비의 주안점이 자본주의 진화의 핵심 동력 문제에 있다고 한다면, 프리드먼은 오늘의 자본주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합적인 현상들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2017년 국내에 번역, 소개된 저작 『늦어서 고마워(Thank You For Being Late)』에서 오늘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변화를 관통하는 공통된 특징을 변화의 가속화라고 규정했다.

기술(technology), 지구화(globalization), 기후변화(climate change)가 서로 맞물려 동시에 돌아가면서 갈수록 더 빠른 속도로 이전보다 더 많은 곳에서 세상의 더 많은 것들을 더욱더 다양하게 계속 변화시키는 ‘가속의 시대(age of accelerations)’8)가 오늘날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시장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등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지구화의 가속화가, 자연 영역에서는 기후변화의 가속화가, 그리고 기술 영역에서는 ‘무어의 법칙’으로 요약되는 끊임없는 기술 발전의 가속화가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고 프리드먼은 주장한다. 세계를 바꾸는 세 가지 영역에서의 거대한 힘 중에서 특히 기술 발전은 지구화의 진전과 연결성의 제고 및 기후변화의 촉진과 해법 모색을 돕기 때문에 이 세 가지 힘의 동시적이고 기하급수적인 가속화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도 그는 강조한다(T. Friedman, 2017,pp. 6-7). 그런데 문제는 기술 발전의 가속화를 중심으로 한 지구화와 기후변화의 동시적 가속화로 인해 ‘역사적으로 가장 큰 변곡점이 되는 시대’에 살게 되면서 많은 사람이 두려움과 불안감을 느끼고, 가속적 변화에 압도되기 쉬워졌다는 데 있다(T. Friedman, 2017,pp. 28-29). 그렇다면 이러한 거대한 변화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프리드먼은 답변은 단호하다. 어렵더라도 변화를 관리하면서 적응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 것이다. 개인이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가속이 붙은 거대한 변화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급류’에 휩쓸려 방향을 잃지 않으려면 변화의 물결을 능숙하게 타는 수밖에 없다고 그는 얘기한다. “방향을 잡으려면 기술과 지구화, 환경의 변화만큼 빠르거나, 그보다 빠른 속도로 노를 젓는 수밖에 없다. 번영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역동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T. Friedman, 2017,p. 310).” 여기서 말하는 역동적 안정성은 ‘더 많은 시민들이 더 오랫동안 더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삶을 바꿔놓는 가속화된 흐름에 보조를 맞추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우리의 일터와 정치, 윤리, 공동체 등에서 ‘혁신’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고 프리드먼은 덧붙인다(T. Friedman, 2017,pp. 308-314). 다시 말해, 그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통해 역동적 안정성을 유지함으로써 변화를 관리하고 적응해 가는 것이 오늘의 가속화에 대응하는 방법이자 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동부에서 활약 중인 언론인 프리드먼에 이어 살펴볼 만한 중요한 한 인물을 우리는 대서양 건너편의 독일에서 만날 수 있다. 국내 학계에도 꽤 알려진 사회이론 연구자이자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다.

로자는 그의 저작 『소외와 가속-후기 근대 시간성 비판(Alienation and Acceleration-Towards a Critical Theory of Late-modern Temporality)』의 ‘머리말’에서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달리 말해 “왜 우리는 좋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라는 물음을 오늘의 사회학과 사회철학이 던져야 할 ‘가장 의미심장하고’, ‘올바른’ 질문이라고 천명한다. 그는 후기 근대사회에서는 ‘사회적 가속’이 사회적 삶을 부정하는 심각한 ‘소외’를 낳음으로써 좋은 삶의 실현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H. Rosa, 2020,pp. 5-9).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이나 에밀 뒤르켐(Emile Durkheim) 등의 주장에서 보듯, 사회적 가속과 깊은 관련이 있는 시간에 관한 관심은 사회학의 고전 이론에서부터 발견할 수 있지만, 이후 사회학은 아쉽게도 ‘매우 비시간적 학문’이 되어 버렸다고 로자는 비판한다. 이를 테면, ‘전근대사회’가 어느 날 갑자기 ‘근대사회’가 되고, 그 후로는 변함없이 똑같은 사회가 계속되어온 것처럼 사회 변화를 ‘정태적인’ 개념에 의존해 단순하게 대비시켜 설명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제 ‘진정 필요한 것은 사회적 가속에 대한 체계적 이론과 탄탄한 개념’이다(H. Rosa, 2020, pp. 17-18). 로자는 가속을 ‘근대사회의 동력이자 변화 논리 혹은 변화 법칙’이라고 규정하면서 근대화의 역사는 다름 아닌 ‘지속적인 사회적 가속의 역사’라고 주장한다(H. Rosa, 2020, pp. 73-74). 이 맥락에서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근대와 그것의 이론화를 바라보는 로자의 기본 시각이다.

로자와 그의 동료들에 의하면, 근대의 발전은 19세기 산업화 단계인 ‘초기 근대’, 1960년 경의 ‘발전된 근대’,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디지털 혁명 이후의 ‘후기 근대’의 세 단계로 나뉜다. 즉, 산업화의 영향으로 전통과 기존의 사회제도들이 해체되던 ‘초기 근대’, 모든 생활 영역에서 ‘신뢰할 만한 새로운 제도와 전통’이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던 ‘발전된 근대’, 그리고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에 휩싸인 ‘후기 근대’가 그것이다. 이들은 칼 맑스(Karl Marx), 막스 베버(Max Weber), 미셀 푸코(Michel Foucault),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같은 사회 이론가들이 서로 다른 시기의 근대화 과정에서 자신의 시대적 경험을 각자의 고유한 개념과 이론을 통해 녹여냈다고 해석한다(H. Rosa et al., 2016,pp. 29-36). 선행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 로자는 후기 근대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새로운 변화의 핵심을 가속화라고 보고, 이의 체계적 이론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이 작업에 실제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셈이다.

로자는 먼저 광범위한 사회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일하고 보편적인 가속 패턴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경험적·분석적 수준에서 가속을 ‘기술의 가속’, ‘사회 변화의 가속’, ‘생활 속도의 가속’이라는 세 범주로 구분한다(H. Rosa, 2020,pp. 19-33). 기술의 가속은 ‘교통, 통신, 생산에 있어서 목표지향적 과정을 의도적으로 가속하는 것’(H. Rosa, 2020,p. 20)을 의미하며, 이런 과정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과 관리 형태도 이 개념에 포함된다. 사회 변화의 가속화란 과거의 경험 지평에 의지해 미래를 예상하고 행동 방향을 설정해서 나아가는 시간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재’의 유효성이 빠르게 쇠퇴하는 일종의 ‘수축’ 현상을 뜻한다(H. Rosa, 2020,p. 20). 그런가 하면, 생활 속도의 가속화란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려는 소망이나 욕망에서 나오는 결과’로서 ‘하나의 시간 단위에서 행위나 경험의 일화들이 늘어나는 것’을 말한다(H. Rosa, 2020,pp. 26-28). 다시 말해, 기술의 가속으로 자유 시간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의 과제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 역설적이지만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시간에 쫓기고 시달린다는 것이다. 로자가 근대사회를 ‘가속 사회’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H. Rosa, 2020,pp. 19-33).

이런 상황은 여러 양태의 사회적 병리 현상을 낳는다. 예컨대, 악셀 호네트(Axel Honneth)가 말하는 인정 투쟁은 ‘속도 게임’으로 바뀌어 버렸고, 극심해진 인정 투쟁으로 인해 근대인은 끝없는 ‘실적’ 경쟁에 시달리는 불안정한 삶을 살게 되었다. 또 많은 절차와 시간이 요구되는 ‘숙의’와 ‘더 나은 논변의 힘’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민주적 의사 형성과 의사결정’도 하버마스의 기대와는 달리 감상적인 정치적 이미지나 변덕스러운 직감, 인맥, 적개심과 같은 것들에 의해 대체되었다.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결정을 내려야’(H. Rosa, 2020,p. 77) 하는 새로운 사회적 조건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후기 근대 세계에서 삶의 모든 영역에 침투한 사회적 가속이 모두를 ‘속도의 독재’에 옭아매는 ‘전체주의 권력’으로 군림한 것이다(H. Rosa, 2020,pp. 75-89). 로자가 보기에 이런 현실은 기술, 정치, 문화, 학술 연구,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통제 불능의 광적 질주’가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빠른 사회적 가속으로 인해 출현한 구조적 문제다.

사회적 가속으로 인해 후기 근대사회에서 ‘시간 규범’은 지배적 규범의 위상을 갖게 되었고, 개인에게 내면화되어 개인을 옥죄고 있고, 개인적 꿈이나 열정, 인생 계획마저도 이제 ‘가속 기계의 먹이로 전락’했다. 이러한 상황 전개는 경쟁적인 사회적 가속이 개인적·집단적 자율성의 실현을 위한 자원을 계속 생산할 것이라고 설파해 온 근대 기획의 약속이 후기 근대에 와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음을 의미한다(H. Rosa, 2020,pp. 104-117).

로자는 기본적으로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에서 소외를 규명하고자 하면서 사회적 가속으로 인해 이제 인간은 자신이 사는 공간, 사물, 자신의 행위, 시간, 그리고 타자로부터 소외되는 지점의 ‘문턱을 막 넘는 중’이라고 주장한다(H. Rosa, 2020,pp. 118-119). 이중 ‘사물로부터의 소외’와 ‘자신과 타자로부터의 소외’에 관한 그의 설명을 예시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전에는 컴퓨터, 자동차, 양말, 핸드폰 등을 오래 지니고 사용하면서 그 사물에 친숙해지고 잘 알게 되면서 나의 ‘일상적 체험과 정체성과 역사의 일부’가 될 정도로 우리의 자아는 사물 세계로 확장되었다. 하지만 사회적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가속 사회에서는 기능이 복잡해진 사물을 우리가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고, 알려고 공부할 시간도 없다. 게다가 고장이 나도 점점 비싸지는 수리비를 내고 수리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고, 심지어 물리적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새로운 것에 대한 소비 욕구를 따라 교체해 버린다. 이처럼 사물의 교체 속도가 빨라지고, 이런 것이 인간과 사물이 맺는 지배적인 방식이 됨에 따라 사물이 개인의 체험과 자아에 전면적으로 스며들던 예전과 같은 관계는 사라진다. 이제 사물은 우리에게 ‘낯설고’ 소원한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가 하면, 후기 근대에서 우리는 짧은 시간에 점점 더 다양하고 수많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의 자아는 늘 포화 상태에 머물게 되고,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깊이 있는 관계를 타인과 맺지 못한다. 후기 근대의 가속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자로부터도 소외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H. Rosa, 2020,pp. 119-139). 그렇다면 로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로자는 대안 제시에 앞서 『공명 사회(Demokratie braucht Religion)』에서 오늘의 사회와 개인에 대한 설명을 추가한다. 그에 의하면, 지금의 사회는 제자리를 지키기 위해 현상 유지만 하려고 해도 숨 가쁘게 내달려야만 하는 가속 사회이자 ‘성장에 과잉 의존하는 사회’다. 개인은 ‘성장 강박’에 시달리다 탈진 상태로 빠져들고,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을 여유도, 듣고자 하는 마음도 내지 못한다. 피폐해진 사람들은 타자와 세계에 대해 공격적 태도를 내면화하게 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토론의 상대가 아니라, 격퇴해야 할 적으로만 인식한다. 이 같은 경향은 자기와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반(反)국가세력이나 바보로 몰아가는 정치의 장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또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H. Rosa, 2025,pp. 24-45). 이렇듯, 가속 사회는 끊임없는 경쟁과 성장의 압력 속에 놀라운 속도로 내달리면서 외견상 역동성을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정반대되는 ‘경화와 동결’ 현상을 내포한다. 가속의 압박감 속에 전진이나 성장의 의미를 성찰할 겨를도 없이 냅다 앞으로 달리기만 하다 보니 창의적 혁신 역량은 점점 사라지고, 경직된 사회로 전화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도 지금의 상황은 위기다(H. Rosa, 2020,pp. 101-103, 2025,p. 18).

이처럼 험악하고 불안한 사회적 현실을 지적하면서도 로자는 인간의 실존적 가치를 되새기며 희망의 방향을 제시한다. 자기 일을 감당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지치고 힘든 사회적 환경이지만, 그래도 잠시 멈춰 서서 ‘공격 모드’를 접고 ‘타인이 말을 걸어올 수 있는 사람이 되는 능력’, 즉 ‘공명(共鳴)’할 줄 아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그것이다. 종교적 가르침이 우리에게 일깨워 주듯, 이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답하면서 서로 변화할 수 있는 공명 관계이며, 그러한 관계야말로 우리 ‘실존의 본질’이라고 그는 믿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계의 가능성을 잊어버리는 사회는 ‘가망’이 없다고 로자는 잘라 말한다(H. Rosa, 2025,pp. 58-88). 결국 로자가 내린 잠정적 결론은 소외된 삶이 아닌 ‘좋은 삶’을 영위하려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충분히 공명하는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회의 모습은 ‘공명 사회’다. ‘속도 독재’의 세계를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소외된 삶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는 그의 관점에서 보면, 공명 사회론은 개인적·사회적 차원에서 경주해야 할 진지한 성찰과 치열한 실천을 내장한 사회학적 처방전인 셈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토플러, 하비, 프리드먼 그리고 로자는 용어 사용에 있어 다소 차이를 보이면서도 근대사회 변화의 특징과 현실 진단 및 대안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공통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오늘의 사회 변화와 현실의 특징에 대한 이들의 견해는 개략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을 듯하다. 개인과 집단을 끝없는 경쟁으로 내모는 자본축적의 추동력으로 인해 정보통신기술과 교통수단의 획기적인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른 ‘시·공간 압축’을 비롯한 거대한 변화의 가속화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밀려들고 있다. 따라서 사회 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야기된 적응성 위기에 대응하면서 소외된 삶이 아닌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진행 중인 가속적 변화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가운데 공명 관계를 형성하고, ‘혁신’에 기반한 ‘역동적 안정성’을 개인적·집단적·사회적 층위에서 제각각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Ⅲ. 강원도 폐광지역 변화의 가속화와 함의

거시적 관점에서 볼 때, 강원도 폐광지역에서 진행되어온 사회 변화의 가속화는 그간의 인구 변동 추이에서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표 1>은 1988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이 지역에서 지난 37년에 걸쳐 일어난 인구구조의 변화를 개관해 본 것이다.9) <표 1>에서 읽어낼 수 있는 주요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표 1.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인구 변동 추이 (실수, %)
1988 1990 1995 2005 2015 2020 2024 2025
정선군 119,777 (6.9) 88,382 (5.6) 53,833 (3.5) 44,402 (2.9) 39,502 (2.5) 37,135 (2.4) 33,852 (2.2) 33,266 (2.2)
태백시 115,175 (6.7) 89,700 (5.7) 64,877 (4.2) 52,614 (3.5) 47,779 (3.1) 42,945 (2.8) 38,293 (2.5) 37,376 (2.5)
삼척시 132,270 (7.6) 110,555 (7.0) 90,043 (5.9) 73,434 (4.8) 71,534 (4.6) 65,939 (4.2) 62,579 (4.1) 60,932 (4.0)
영월군 74,048 (4.3) 64,588 (4.1) 53,405 (3.5) 41,783 (2.7) 40,461 (2.6) 38,902 (2.5) 37,196 (2.4) 36,296 (2.4)
소계 441,270 (25.5) 353,225 (22.4) 262,158 (17.1) 212,233 (14.0) 199,276 (12.7) 184,921 (11.9) 171,920 (11.1) 167,870 (11.1)
강원도 1,730,905 1,580,430 1,530,000 1,521,099 1,564,615 1,560,172 1,543,840 1,509,396

주1: 소계는 정선, 태백, 영월, 삼척 인구의 합계이고, 소계 ( )안의 숫자는 강원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주2: 4개 시·군 각각에서 ( ) 안의 숫자는 해당 연도의 강원도 전체 인구에서 각 시·군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로서 필자에 의해 계산.

주3: 2025년은 2025년 9월말 기준.

출처: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Gangwon Statistics Information”(accessed 2025-10-10); “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Resident Registration Population Statistics”(accessed 2025-10-10); W. D. Kim(2024a)에서 발췌하여 재구성.

Download Excel Table

첫째,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는 그동안 절대적 수준에서 뿐만 아니라, 도내에서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의 측면에서도 줄곧 감소해 왔다는 점이다. 우선,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시행되기 직전만 해도 약 44만 명대였던 폐광지역 인구가 2025년에는 1988년의 약 38% 수준에 불과한 16만 명대로 격감했다. 또, 도내에서 차지하는 폐광지역 인구의 상대적 비중은 1988년 강원도 전체 인구의 약 1/4에서 지금은 1/10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다시 말해, 약 40년 전에는 강원도 인구 중 강원도 폐광지역 사람이 4명 중 1명 정도였지만, 이제는 10명의 1명꼴로 쪼그라든 것이다.

둘째,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대대적인 폐광이 이루어지면서 그 충격이 폐광지역 인구 감소의 가속화로 표면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시행되기 시작한 1989년 직후인 1990년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는 1988년에 비해 약 8만 8천 명 감소했다. 이를 같은 기간에 일어난 강원도 전체 인구의 감소 숫자와 비교해 보면(<표 1>), 1988년에서 1990년까지 2년 사이에 줄어든 강원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곳에서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연도별 수치 변화를 살펴보면, 1990년 폐광지역 인구는 35만 명대 수준으로 2년 전에 비해 약 9만 명이 감소했고, 1995년에는 26만 명대로 다시 약 9만 명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곧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 이후 불과 7년 사이에 이 지역의 인구가 종래의 약 60% 수준으로 급감했음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2015년 이후로는 20만 명 선마저 무너졌고, 최근에는 16만 명대로 추락했다. 요컨대, 지난 약 40년 사이의 강원도 인구 감소와 폐광지역 인구 감소 추이를 비교해 보면, 폐광지역의 4개 시·군에서는 강원도 전체 인구의 등락과는 달리 인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이른바 ‘인구 감소의 가속화’가 실제로 일어났음을 <표 2>는 일깨워준다.

표 2.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일부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 변화 추이 (단위: %)
2010 2015 2020 2025
정선 0~9세 6.9 6.2 4.7 3.2
20~29세 11.9 8.9 7.6 6.3
40~49세 15.4 14.8 13.5 11.2
태백 0~9세 8.9 7.9 6.0 4.1
20~29세 11.4 9.5 8.6 7.2
40~49세 15.8 15.9 15.1 13.3
삼척 0~9세 7.3 6.7 5.9 4.5
20~29세 12.6 12.7 11.1 9.9
40~49세 15.4 14.9 13.7 11.5
영월 0~9세 6.6 5.4 4.3 3.3
20~29세 10.1 9.3 8.6 6.7
40~49세 15.8 14.5 11.9 10.0

주1: 외국인 제외.

주2: 2010, 2015, 2020년은 12월 기준이고, 2025년은 9월 말 기준.

주3: 선별된 연령대가 해당 연도의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제시된 수치를 근거로 필자에 의해 계산.

출처: “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Resident Registration Population Statistics”(accessed 2025-10-10); W. D. Kim(2024a)에서 발췌하여 재구성.

Download Excel Table

셋째,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인구 변동 추이를 비교해 보면, 도내에서 차지하는 인구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예나 지금이나 삼척10)이고, 그 다음이 태백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삼척에서는 2025년 6월 도계광업소가 폐쇄되었고, 태백에서는 작년에 이미 장성광업소가 폐광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11) 폐광에 따른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조속히 가동되지 않는 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두 탄광의 연이은 폐광12)은 지역의 인구 감소 추이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것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의 폐광으로 직업을 잃은 광부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가족 단위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개연성이 커졌기 때문이다.13) 또, 폐광으로 생업에 타격을 입게 된 자영업자들도 지역을 떠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의 폐광에 수반되는 타격까지 받게 된 폐광지역에서는 앞으로도 인구 감소 추이의 둔화보다는 가속 쪽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의 전체 인구는 지난 약 40년 사이에 절대적인 숫자나 도내에서의 상대적 비중 모두에서 현저한 쇠락을 보여 왔다. 이 같은 현상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시행에 이어 곧바로 170만 명대에서 150만 명대로 추락했지만 그 이후 비슷한 수준에서 오르내리며 오늘에 이르고 있는 강원도 전체 인구의 변화 동향과는 대조적이다.

그렇다면, 강원도 폐광지역의 인구 변동 추이의 특징과 시사점은 무엇이고, 여기에 담겨 있는 주요 함의는 무엇일까?

앞서 살펴보았듯, 강원도 폐광지역의 인구 변화 추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인구 감소의 가속화’이고, 이는 곧 이 지역의 위기 또한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함의는 2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폐광지역의 급속한 인구 감소와 지역 위기의 가속화를 유발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함의다. 정부의 석탄 증산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석탄의 과잉 생산, 석탄 수입 자유화 조치에 따른 값싼 외국산 석탄의 대량 유입, 이상 난동 기후로 인한 연탄 수요 감소, 국제 원유 가격의 하락, 석유나 가스와 같은 청정에너지 보급 확대로의 에너지 정책 전환, 석탄 채굴 비용의 상승 등으로 석탄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취해졌던 폐광 조치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대적인 폐광이 지역사회에 미칠 각종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고려나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 없이 석탄산업의 비경제성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et al., 2024b,pp. 281-289)이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의 본질이었다는 점에 있었다. 자본축적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석탄산업은 정부로부터 더 이상 시장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던 것이고, 그 정책적 표현이 석탄산업의 육성 철회를 의미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등장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급물살을 타면서 폐광 사태가 이어졌고, 탄광촌의 인구는 급감하기 시작했다. 탄광지역은 순식간에 을씨년스러운 폐광지역으로 전락했고, 지역 위기의 ‘가속적 심화’라는 어둡고 짙은 표식이 덧붙여졌다. 다른 하나는 1995년 폐특법이 제정되고, 여러 부문에서 폐광지역에 대한 투자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음에도 폐광에 따른 기존 인구의 유출 저지와 신규 인구의 유입을 유도할 만한 대체산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함의다.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에 맞서 지역 주민들은 지역 회생의 법적·제도적 기반으로서의 폐특법을 쟁취했다. 하지만 강원도 폐광지역은 아직 석탄산업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산업을 발굴,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역의 경제 진흥과 주민 생활 향상을 목표로 한 폐특법이 지난 30여 년 동안 작동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지역 위기에는 오히려 가속이 붙었고, 지역공동체는 공동화(空洞化)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강원도 폐광지역에 드리운 위기의 그림자와 그 심각성은 4개 시·군의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강원도 4개 시·군의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의 개략적인 특징을 파악해 보기 위해 여기서는 10세 미만, 20대, 40대의 세 연령층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한 후 2010년에서 2025년 기간에 있었던 각 범주의 인구 구성비 변화를 추적해 보았다.

<표 2>에서 보듯, 0~9세까지의 인구 비중은 최근 약 15년 사이에 4개 시·군 어디에서나 일관되게 감소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25년 현시점에서는 4개 시·군 모두에서 이 연령대의 인구 비중이 3~4%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삼척이 나머지 3개 시·군에 비해 그나마 다소 덜 한 편이지만, 정선, 태백, 영월의 경우에는 최근 15년 사이에 이 연령대의 비중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5년 단위의 비교 시점마다 4개 시·군 전부에서 비중은 매번 감소세를 보여 왔고, 이제는 미래 세대의 고갈을 우려해야 할 정도다. 유년층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나 지역사회를 지탱해 주는 허리층에 해당하는 20대와 40대 젊은 연령층의 구성비도 4개 시·군에서 모두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연령대별 인구 구성 변화 추이를 위기의 측면에서 해석해 보면, 이 지표에서도 이 지역의 위기는 가속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활동성이 가장 큰 젊은 연령층이 계속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미래인 유년층도 최근으로 올수록 더욱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의 노년인구층은 그동안 어떤 변화 추이를 보여왔고, 거기에서 엿볼 수 있는 함의는 어떤 것일까?

<표 3>은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의 고령화율 변화 추이를 시·군별로 나누어 살펴봄과 동시에, 강원도 및 전국 수준의 고령화율과도 비교해 보기 위해 만든 표다.

표 3. 폐광지역과 강원도 및 전국 고령화율 추이 (단위: %)
1988 1990 2000 2010 2020 2023 2024 2025 2040
정선 - - 10.7 19.1 28.0 32.9 34.9 36.6 -
태백 2.7 3.3 7.3 16.7 25.2 29.2 31.1 32.2 -
삼척 - - 11.1 16.7 25.4 28.8 30.3 31.7 -
영월 - - 13.0 21.5 29.7 34.0 35.8 37.5 -
강원도 - 6.7 9.2 14.7 20.7 24.0 25.4 26.5 -
전국 3.8 5.1 7.2 10.8 15.7 18.2 20.0 20.9 34.3

주1: 전국, 강원도, 정선, 태백, 삼척, 영월의 고령화율은 강원 통계정보, 4개 시·군의 통계연보 및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 자료 등을 근거로 해당 지역 항목의 65세 이상 인구를 각각 전체 인구 숫자로 나누어 백분율(%)로 계산.

주2: 1990년 통계 중 강원도 고령화율 6.7%는 1991년 기준이고, 2025년 고령화율은 2025년 9월 말 기준.

출처: “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Resident Registration Population Statistics”(accessed 2025-10-10); W. D. Kim(2024a)에서 발췌하여 재구성.

Download Excel Table

<표 3>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2024년에 ‘초고령사회’14)로 진입했다. 하지만 강원도는 2020년에 이미 초고령사회의 문턱을 뛰어넘어 질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표 3>에서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가용한 자료가 태백 뿐이기는 하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실시되기 직전과 직후인 1988년과 1990년 경우, 태백의 고령화율이 강원도 평균은 물론이고, 전국 수준보다도 낮았다는 점이다. 이는 당시 탄광에서 일하던 젊은 광부와 그 가족이 태백에 많았던 데서 비롯된 현상임을 짐작하게 해준다. 실제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시행되기 전 태백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73%가 석탄산업에 종사했다고 한다(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et al., 2024b,p. 288). 하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대대적인 폐광이 이루어진 이후로는 직장을 잃은 청장년층의 유출로 인해 폐광지역의 고령화율은 어느 시·군 할 것 없이 강원도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아지기 시작했고, 그 격차도 강원도와 전국 고령화율 간의 차이 이상으로 더 벌어져 왔음을 <표 3>은 보여준다. 2023년 이후 최근 3년 간의 추이로 비교 기간을 좁혀서 살펴보면, 강원도의 고령화율은 전국에 비해 5% 이상 높으나, 폐광지역의 경우에는 강원도 평균보다 10% 이상 높을 정도로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고,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24년 통계에서 보듯, 4개 시·군 지역의 고령화율은 2024년 말을 기점으로 모두 30%를 넘어섰다. 그러니까 주민 3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의 고령자라는 얘기다. 올해 들어 9개월 사이에 4개 시·군 지역의 고령화율은 다시 1% 이상씩 높아졌다. 고령인구 비중의 증가세가 최근으로 올수록 점점 더 가팔라진 것이다. 이런 현상에서 추정할 수 있는 폐광지역의 함의는 분명한 편이다. 즉, 인구 구성에서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의 측면에서 봐도 고령화의 가속적 심화로 인해 강원도 폐광지역의 위기는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에서 무엇보다 먼저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은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이후, 지난 30~40년 사이에 강원도 폐광지역에서는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또, 인구의 내적 구성 변화 추이의 측면에서도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청장년층·유년층 인구 비중의 지속적인 감소와 노년층 비중 증가의 가속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마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지역 내 인구 유출의 속도가 더 빨라지리라는 예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강원도 폐광지역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지역공동체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대안에 대한 숙고 없이 시장 논리에 편승했던 정부의 부실한 석탄산업 정책과 폐특법에 근거한 투자의 실효성 부족이 맞물려 작동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간의 가속적 변화와 그에 따른 오늘의 현실은 지역 구성원들이 공감할 만한 대안을 조속히 마련하지 못하는 한, 지역의 미래 또한 암울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앞서 <표 1>, <표 2>, <표 3>의 분석 과정에서 드러난 특징과 변화의 추이에 내포된 함의도 바로 이런 점이었다. 이미 수없이 거론되어 온 것처럼 폐광지역의 현실을 그저 위기라고 막연히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구 변동 추이에서 추론할 수 있듯, 폐광지역의 변화에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향후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의 특징과 전망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은 그로 인해 강원도 폐광지역의 위기 또한 가속화하고 심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원도 폐광지역이 변화의 가속화에 따라 직면하게 된 위기의 가속적 심화와 침울한 미래 전망에 대처할 수 있는 구조적·제도적 대안은 무엇일까?

Ⅳ. 강원도 폐광지역의 지적 하부구조로서의 석탄산업문화연구원의 설립

근대화 이후 오늘의 세계는 제대로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다가오는 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개인도 사회도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폐광에 따른 폐해를 딛고 미래를 새롭게 열어 가야 할 절박한 현실에 직면한 강원도 폐광지역과 그 주민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앞서 이론적 논의에서 보았듯, 현대 사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연구자들은 일찍이 이 문제를 지적하고 경고해 왔다. 이 지역에서 진행되어온 그간의 사회 변화를 인구 변수에 초점을 맞춰 살펴본 Ⅲ장에서의 분석 결과는 그러한 전망이 경험적으로 사실임을 환기해준다. 정부의 석탄산업 진흥 정책에 따라 지역경제가 석탄산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활기를 띠던 강원도 남부권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인구 감소의 가속화가 일어나면서 위기의 가속화와 심화라는 심각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의 타개와 지속 가능한 지역의 미래 모색을 위해서는 매우 다양하고 수많은 거시적·미시적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일차적으로 (가칭) ‘석탄산업문화연구원(이하 석산연)’15)의 설립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역의 역사와 오늘의 현실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과 바람직한 미래 설계를 위해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지적 하부구조의 구축이 급선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기술적 영역에서의 엄청난 기술 혁신이 오늘의 사회를 산업사회에서 탈(脫)산업사회로 전환시켰다고 본 벨은 탈산업사회적 상황에서 근대사회의 공통된 관심사는 다름 아닌 사회 변화와 통제, 혁신 및 미래 설계라고 주장한다. 즉, “모든 근대사회는 이제 변화를 사회적으로 통제하고 혁신을 이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위하여 미래를 내다보고자 한다. 사회를 통제하고자 하는 이 같은 관심은 사회에 대해 계획하고 예측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D. Bell, 2006,p. 164).” 벨은 혁신과 더불어 변화의 사회적 통제를 고심해야 할 정도로 획기적인 기술 진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기초과학 분야에서의 이론적 연구와 그 결과물인 이론적 지식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이론적 지식이 ‘점점 더 사회의 전략적 자원, 즉 기축 원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의 고도화를 추구하는 연구소와 대학을 비롯한 지적 제도들이 더욱 중요해짐과 동시에 사회의 새로운 기축 구조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D. Bell, 2006,pp. 43-53, pp. 161-173; W. D. Kim, 2015b,pp. 36-37).

앞서 살펴본 것처럼 근대사회 변화의 가속화를 진단한 전문가들은 개인의 일상적 삶에까지 스며든 변화의 가속이 미치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우려하고, 설득력 있는 나름의 대안들을 제시했다. 하지만 프리드먼의 공동체 논의(T. Friedman, 2017) 정도를 빼고는 개인을 넘어 그것을 집단적 수준에서 실현해 갈 제도적 주체와 토대에 대한 구체적이고 친절한 설명은 그리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소나 대학 같은 사회의 지적 제도를 탈산업사회의 급속한 변화에 대처할 기축 구조로 보고자 한 벨의 관점은 이 글의 주제를 풀어가는 유용한 이론적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그렇지만 벨에게 있어서도 연구기관이 변화의 가속화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 고유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중요한 위상을 갖는다는 맥락의 문제의식은 발견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는 벨 또한 사회적 가속화에 주목한 다른 연구자들처럼 특정한 개별 지역보다는 전체 사회구조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논의는 결국 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단서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지적 기반으로서의 연구기관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가속화의 이론적 분석 틀을 견지하면서도 강원도 폐광지역의 변화 분석에 기반한 세부 근거들을 별도로 제시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를 테면, 전체 인구 감소, 유년층과 청장년층 인구의 비중 감소, 고령층의 증가 같은 변화에 가속이 붙음에 따라 지역사회 곳곳에서 일할 수 있는 젊은이는 태부족이고, 내일을 기약해 볼만한 미래 세대도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폐광지역의 현실은 연구원의 설립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지역 현안에 대한 현장감 있는 세밀한 진단을 토대로 합리적인 대처 방안을 제안할 수 있으려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역의 지적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원도 폐광지역에 석산연 설립이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또, 석산연이 개원할 경우, 초기에 주력해야 할 주요 현안 과제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석산연이 필요한 이유를 개략적으로 얘기해 보자면, 석탄 생산이 활발했던 시절에 이 지역의 심장 역할을 했던 석탄산업의 역사와 문화적 유산 그리고 그와 관련하여 수행된 그간의 연구 성과를 취합, 정리하고, 그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지역의 미래를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틀 속에서 주도면밀하게 설계해 갈 수 있는 견고한 지적 기반이 없다는 점이 석산연 설립이 필요한 이유다. 다시 말해, 이러한 일을 도맡아 통합적으로 수행할 사령탑과 같은 지역특화형 연구기관의 부재가 석산연 설립이 요구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W. D. Kim, 2024a, 2025b,p. 18). 석산연 설립이 필요한 배경으로서의 세부적인 이유를 몇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석산연의 설립 필요성은 강원도 폐광지역의 석탄산업에 관한 그간의 각종 자료에 대한 ‘목록화’와 이에 기반한 ‘아카이브’ 구축 및 선행 연구 성과의 압축적 정리 작업을 탄광 관련 기관들과의 협조와 협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추진할 제도적 기구가 없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Y. S. Jin, 2025a, 2025b). 개별 연구자를 비롯한 강원특별자치도,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 강원랜드, 한국광해광업공단, 대학과 산하 연구소, 학회, 언론사, 폐광지역 내 시민사회단체와 연구단체 등과 같은 여러 기관을 통해 그동안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정책보고서, 백서, 논문, 책, 포럼이나 세미나 발표문, 정책 메모, 석사 및 박사학위논문 같은 매우 다양한 형식으로 발표된 연구들이 그것이다.16) 갖가지 제언과 아이디어가 이러한 연구들에 담겨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문제는 연구기관이나 연구자들이 그때마다 공을 들여 발표한 것임에도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또 심지어 어떤 것이었는지조차 파악할 수 없는 것들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연구 수행 기관이나 행사 기관들이 발표문 파일을 온라인에 제때 올려두는 것도 아니고, 이를 전체적으로 모아서 제공하는 기관도 없기 때문이다(W. D. Kim, 2024a,p. 30). 연구 성과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기존 연구의 상당수는 많은 예산과 노력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못한 채 일회성 행사에 묻히고 만 것이나 진배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그간의 수많은 연구 성과를 지역 현실의 올바른 이해와 미래 기획을 위한 유익한 지적 자원이자 공동체의 공유 자산으로 선용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아카이브 작업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보니 어떤 연구가 있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그로 인해 비생산적인 중복연구의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 연구 성과를 활용한 심화 연구도 그만큼 유예되어온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선행 연구 결과들을 연구의 성격에 따라 주요 영역별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디지털화해서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17) 또, 향후 연구기관과 연구자가 각자 생산하게 될 연구 성과들을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수시로 아카이브에 담아 축적함으로써 언제든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도 통합적 중간자 역할을 하는 석산연과 같은 조직이 요구된다는 것이다.18)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석산연이 석탄산업을 포함한 폐광지역 관련 연구 성과를 가능한 한 유형별로 재정리하고 요점을 간추려낸 선행 연구의 요약 자료집이나 단행본 사업까지 작업 범위를 점차 확장해 가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W. D. Kim, 2015a,pp. 293-295, 2025b,pp. 22-23). 그 같은 노력은 좋은 내용임에도 그동안 묻혀 있어 빛을 보지 못했던 소중한 아이디어와 분석 결과들을 지역사회에 되찾아줌으로써 지역 정책의 수립이나 생산적인 후속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석산연의 설립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강원도 석탄문화유산의 발굴과 기록 사업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제도적 토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역사적 가치를 함축한 폐광산의 경우, 최대한 원형을 살려 복원하고, 석탄박물관의 건립과 활성화를 통해 폐광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전승하고,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의 종합적인 설계와 연구를 감당할 기관이 필요하다. 이러한 유형 산업문화유산과 마찬가지로 무형 산업유산의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발굴과 기록 작업도 시급하다는 점에서 보면, 폐광지역 안에 독자적인 지적 두뇌 기관의 설치 필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W. D. Kim, 2024b,pp. 380-383). 특히, 광부와 가족, 자영업자, 자치단체 공무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의 심층 면접을 통해 탄광촌에서 겪었던 이들의 생애사를 발굴해 기록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탄광촌 관계자들이 직접 육성으로 들려주는 이들의 생애사와 증언은 그 자체가 우리나라 석탄산업의 굴곡진 역사를 생생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소중한 무형 산업유산이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강원도 석탄 생산의 남은 기둥이었던 태백 장성광업소와 삼척의 도계광업소가 연이어 문을 닫았다. 직장을 잃은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의 전직 광부와 관계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날 개연성도 커졌다.19) 이런 점에서 지역사회에서 일차적으로 주력해야 할 과제는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생계를 꾸리면서 계속 정주할 수 있게 석탄박물관의 문화해설사나 관광 안내인 또는 새로운 직종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20) 하지만 이런 계획이 단기간에 실효를 보기 어려운 현실에서 이주하려는 사람들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의 삶의 얘기를 채록하는 작업은 서둘러 진행해야 할 현안이 아닐 수 없다(W. D. Kim, 2024a,p. 32, 2024b,p. 382). 이 같은 일을 추진할 석산연과 같은 통합적인 기구가 아직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월문화관광재단과 아리랑아카이브, 삼척시와 폐광지역활성화센터 등에서 전문가와 지역 주민 및 지자체가 합심해 영월광업소와 삼척 지역 탄광의 각종 유·무형 산업유산 자료들에 대한 기록 사업을 지금까지 추진해 온 것은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Yeongwol Culture & Tourism Foundation, 2025a, 2025b; Y. S. Jin, 2025a, 2025b; Samcheok-si, 2022a, 2022b, 2023, 2024, 2025; W. D. Kim, 2025b,p. 21).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 맥락에서도 석산연 설립의 정당성과 효율성은 확인된다. 즉, 기존 산업유산 자료들의 공유, 기관 간의 상호 분업과 지속적인 협력체계 구축, 도내에 산재해 있는 또 다른 석탄산업유산 자료들의 발굴과 보존 및 국내외적 활용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주도할 중추적 기관의 제도화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셋째, 석산연의 설립은 폐광지역의 역사성과 내일을 연결하는 지역정체성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해답의 모색을 위한 지적 거점의 구축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영국에서 면공업, 철공업과 더불어 석탄산업이 세계 최초의 산업혁명을 일으킨 산업이었던 것처럼, 강원도 석탄산업은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전(發電)과 가정 난방 및 상업용 에너지를 공급한 산업화의 동력이었다. 이런 점에서 강원도 폐광지역에 남겨진 폐광산과 그에 새겨진 탄광촌 주민들의 경제적·사회적 삶의 애환과 발자취는 한국의 산업화, 특히 석탄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 산업문화유산이다(W. D. Kim, 2024a,pp. 376-378; J. H. Kim, 2013; korea Coal Corporation, 2001). 따라서 전직 광부와 가족, 또는 탄광촌에서 이들과 어울려 살았던 상당수의 이곳 주민들은 여전히 자신의 지역정체성을 부분적으로는 석탄산업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간직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찾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가속 사회의 시대적 환경이 역사적 지역정체성을 계속 뒤흔들기 마련이라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시·공간 압축 경향으로 인해 물리적 공간이 지역정체성에 부여하던 예전의 영향력이나 가치의 평가절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체성의 탈지역화 현상이 가속화하는 현실에서 석탄 생산지로서의 역사적 지역정체성이 얼마나 뿌리를 내리고, 지역 주민의 결속과 공동체 통합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다. 이는 결국 지역 구성원들이 지역의 구조적 전환 전망과 연계해 새로운 미래지향적 지역정체성을 도출해 내고, 그것과 폐광지역의 역사적 정체성 간의 조화로운 접목 방안을 찾아야 함을 시사한다.21) 그렇지만 청장년층의 감소세와 고령층의 증가세가 맞물려 전개되어온 폐광지역에서 이러한 난제의 해법 찾기를 주민에게 전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석산연과 같은 전문조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이 맥락에서 석산연은 어떤 점에 주력해야 할까?

우선 석산연은 폐광산과 이전 탄광촌 주민들의 생애사가 과거의 허접한 유물이 아니라, 힘겨운 석탄 생산을 통해 한국의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뒷받침한 역사적 흔적이자 산업문화유산임(Y. S. Jeong, 2025)을 주민들이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게 적극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석산연은 석탄산업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함께 지속적인 발굴과 제공을 통해 이를 공유할 수 있게 노력함으로써 주민들의 역사적 정체성의 내면화와 폭넓은 공감대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폐광지역의 역사이자 정체성의 근간이 석탄산업유산이라는 문화적 인식을 지역 주민들이 체화하고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지역사회의 미래를 열어 갈 대안 모색의 시발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W. D. Kim, 2025a).22) 석산연이 이를 위한 제도적 조력자 역할을 온전히 감당한다면, 폐광의 폐해와 아픔 속에서도 주민들은 지역의 역사와 자신의 삶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지역의 미래 기획에 상응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탐색해 갈 용기와 힘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지역정체성 인식을 매개로 한 자부심 함양과 책임감이 지역 주민의 자기만족 수준에만 머물러서는 곤란하다. 즉, 지금의 폐광지역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외지인도 함께 기억하고 공유할 만한 보편적 가치를 내포한 역사적 장소라는 점을 모두로부터 공인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W. D. Kim, 2024a,pp. 376-37). 특히, 외부인의 인정을 받으려면, 유·무형의 산업문화유산의 측면에서 설득력 있는 근거가 계속 제공되어야 한다.23) 폐광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외지인의 시각에서도 공감을 얻는 수준이 된다면, 지역 주민들이 옛 탄광지역으로서의 역사적 정체성을 자기 정체성 일부로 수용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고, 현재와 미래의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할 마음의 여유 또한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넷째, 석산연의 설립 필요성은 강원도 폐광지역의 인구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주민친화적 맞춤형 과제들을 기획하고 생산해야 할 절박한 현실의 측면에서도 제기될 수 있다. 여기서는 일례로 노년층에 대해 논의해 보려 한다. 앞서 살펴봤듯이, 강원도 폐광지역은 우리나라 어느 곳보다 빠르게 고령화의 가속적 심화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거주 인구의 약 1/3 내외가 고령인구인 만큼 지역사회가 이들의 삶의 질 개선에 주목해야 함은 당연한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노년 세대가 살아가야 할 내일의 환경은 이들에게 더욱 불리하게 돌아갈 게 뻔하다. 세상은 온통 AI 문명 시대의 희망과 혁신의 외침으로 소란하나, 고령층은 이 모든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이들이 겪게 될 사회적 고립과 소외는 더욱 심화될 개연성이 높다. 이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신기하면서도 그저 낯설고 접근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외면의 대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소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시작은 아날로그 방식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곳에서나 노인 세대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건강 검진, 각종 노인 질환 치료와 간병, 노인 정신 건강 관리 등을 위한 시설의 정확한 실태와 확충 방안을 석산연이 집중적으로 연구해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24) 진폐 및 만성폐쇄성폐질환 재해자25), 빈곤 노인, 사회적 고립과 소외감 속에 살아가는 노인 등과 직접 만나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이들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고, 개선책을 제시하기 위한 현장 연구도 활발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 어느 정도 움직일 만한 건강과 의지가 있는 노년층에게는 지역사회에서 어떤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하려는 깊이 있는 조사 연구도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석산연과 같은 지역특화형 연구기관의 폐광지역 내 설립은 이러한 연구가 집중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맥락에서 유의할 대목은 이러한 현장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석산연이 전적으로 아날로그 방식의 연구기관이 되어야 함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석산연은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AI 시대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연구에도 당연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노년층의 경우라면, 노년층이 AI 시대의 문명 이기(利器)들을 쉬운 것부터 익혀서 활용할 수 있게 교육하는 방안을 석산연은 찾아봐야 할 것이다. 이를 테면, AI를 활용해서 궁금한 의료 정보나 심리 치료 정보를 알아본다거나, 온라인상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리적·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개인적 역량을 길러주는 방식의 접근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날로그 세대라고 해서 이들을 디지털과 AI 문명 시대의 소외층으로 마냥 방치하는 것은 이들을 더 깊은 소외와 고독의 늪으로 떠미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석산연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년층이나 청장년층 세대에 대해서도 지역의 인구학적 특성을 염두에 둔 맞춤형 현장 연구들이 이루어져야 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폐광지역의 곳곳에서 살아 가는 실제의 인구층과 괴리된 대형 프로젝트들은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공허한 결과로 귀착되기 쉽다. 가속 시대의 제반 변화를 주시하면서 현장에서 발로 뛰며, 지역 주민 친화형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의 절실한 필요성은 이런 측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섯째, 석산연의 설립은 강원도 폐광지역 연구기관들의 생태계에 내재해 있는 한계를 보완하고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강원도에서 활동 중인 폐광지역 연구기관으로는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 폐광지역활성화센터, 탄전문화연구소, 영월탄광문화연구소, 정선지역사회연구소, 아리랑아카이브 등이 있다.

이중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는 춘천에 있는 강원연구원 소속으로 센터장을 포함한 7명의 연구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특히, 본 센터는 폐광지역 연구를 줄곧 수행해 왔고, ‘강원특별자치도 탄광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폐광지역에 관한 다양하고 유익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추적한 연구 성과와 연구진을 적극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조직을 강원연구원에서 분리해 폐광지역으로의 이전을 추진하면서 현재 이 지역에서 활동 중인 연구 인력과도 연계해 석산연과 같은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강원특별자치도가 중심이 되어 연구원의 기존 규모를 축소해 가면서 폐광지역의 4개 시·군과 긴밀하게 협의해 센터의 이전과 재조직화를 실행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운영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폐광지역의 절박한 연구 수요를 센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도내 기관이라고는 하나, 폐광지역과 동떨어진 곳에서 운영 중인 센터의 소속 연구자들이 폐광지역에 와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현장감 있는 연구를 수행하기에는 지리적·시간적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가속 시대라는 시대적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폐광지역에서 현재의 센터를 기동성 있는 조직으로 활용하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폐광지역에서 지금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전문 연구자들이 폐광지역에 터를 잡은 연구원에 적을 두고 정주하면서 지역의 구석구석을 수시로 드나들고 주민들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호흡하면서 주민밀착형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의 조성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W. D. Kim, 2024a, 2024b, 2025b,p. 18). 그렇다면, 폐광지역 내에서 활동 중인 연구기관들의 사정은 어떨까? 지역 내 연구기관들이 석산연의 필요성에서 언급한 앞서와 같은 복합적인 역할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지역 내 연구기관들은 폐광지역에서 해당 소재 시·군의 재정적 지원이나 강원랜드의 사업별 후원 또는 개인적 헌신에 기반해 제각각 연구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물론 이들 기관이 연대사업을 펼치는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다. 최근 사례로는 탄광지역활성화센터, 탄전문화연구소, 아리랑아카이브의 3개 기관이 강원랜드 사회공헌재단의 지원 아래 진행 중인 탄광문화유산 지원사업을 들 수 있다(W. D. Kim, 2025b). 이와 같이 지역 내 개별 연구기관들이 연구를 매개로 그동안 지역 회생을 위해 나름 애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중 어느 기관도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지역에 필요한 연구 의제들을 폭넓게 발굴해 추진한다거나 연대사업을 대대적으로 기획하고 펼칠만한 탄탄한 재정적·인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시 말해, 매우 취약한 구조적 환경에서 거의 고군분투해야 했던 게 그간의 현실이었던 만큼, 지역의 연구기관들은 폐광지역의 역사성과 미래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보다는 각자의 개별적 관심에 한정된 연구 작업을 단편적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봐야 할 듯하다. 또 앞서 지적한 아카이브 작업의 미진함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힘겹게 수행한 연구 성과마저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정리해서 지역 안팎으로 발신하고,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측면에서도 아쉬움은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폐광지역 안에 인적·재정적 뒷받침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별도의 연구기관 설치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러한 폐광지역 연구 생태계의 현주소를 고려한 현실적 대안의 필요성 때문이다. 석산연과 같은 구심체가 있어야 폐광지역 내 여러 연구기관과 협력해 가면서 폐광지역 4개 시·군의 단기적인 개별 현안뿐만 아니라 폐광지역 전반의 미래 비전을 거시적·통합적 관점에서 기획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26) 폐광지역의 여러 연구기관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기관 간의 체계적인 분업과 조정을 통해 좀 더 완성도 높은 연구 성과를 내고 정책적 실천과도 연계될 수 있게 지역 내생적 연구 생태계를 조성하고, 성장시켜 가는 도정(道程)에서 석산연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폐광지역 내 4개 시·군, 강원특별자치도, 강원랜드 및 지역 내 연구자들이 이러한 지역 연구 생태계의 토대 구축을 위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댐으로써 가속 시대의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Ⅴ. 맺음말

이 글에서는 강원도 폐광지역의 가속적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회 변화의 가늠자로 인구 변화의 추이에 주목하고자 했다. 검토 결과는 참담했다. 거대한 가속적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엄청난 속도로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바람에 오늘의 폐광지역은 인구 감소 추이에 제동을 걸 엄두조차 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직전만 해도 44만 명이 넘던 폐광지역 인구는 2024년 말 17만 명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9월 기준 자료에 의하면, 17만 명 선마저 무너져 이젠 16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인구의 격감은 지역공동체의 해체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웅변해준다. 37년 전 인구의 약 38% 규모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쪼그라든 인구만으로 강원도 폐광지역은 전방위적으로 거세게 휘몰아치는 가속적 변화의 쓰나미에 맞서야 할 처지가 되었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가속 시대의 도래를 선포하면서 이로 인한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을 나름 제시해 왔다. 이들의 관점과 주장의 세부 내용은 조금씩 다르나 변화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만큼 철저하게 관리 역량을 키우면서 대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한다. 다소의 무리를 감수하고 이들의 주장을 종합해 보면, 가속 세계에서 도태하지 않고 성장하려면, 부단한 혁신을 통해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유연하게 변화의 물결을 타면서 개인적·사회적 차원의 ‘역동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도 독재’에 예속된 속도전(速度戰)에서 잠시 물러나 멈춰 서서 진정성 있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응답할 줄 아는 공명 관계의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또 이들은 그러한 성찰적 삶의 자세로 ‘좋은 삶’의 터전으로서의 ‘공명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같은 선상에서 결론처럼 덧붙여 강조한다.

강원도 폐광지역에 드리운 가속적 위기의 심화 상황에 이들의 주장과 통찰을 대입해 본다면, 지역의 위기 극복과 역동적 안정성의 확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갖추어야 할 제도적 토대는 무엇일까? 석산연의 설립 제안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프리드먼의 주장에 따르면, 가속 시대에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는 태풍의 눈은 ‘건강한 지역공동체’다. 가속적인 시대적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복합적인 협력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사람들이 서로 연결돼 있고, 보호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기반’이 바로 건강한 지역공동체이기 때문이다(T. Friedman, 2017, pp. 13-15). 프리드먼은 실제로 미국의 크고 작은 지역에서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개방적인 자세로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사회적 관계를 맺고 공동의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고 얘기한다. 미국의 곳곳에서 여전히 이러한 건강한 ‘공동체의 엔진들’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많은 사람들에게 ‘안정감’과 ‘추진력’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T. Friedman, 2017, pp. 538-610). 이런 공동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프랑크푸르트학파가 지향해 온 비판이론의 목표처럼, 개인이 자신의 욕구와 능력에 진정으로 부합하는 의미 있고 좋은 삶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실현해 가는 것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사회적 조건들을 밝혀내려는 진지한 노력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H. Rosa, 2020, pp. 69-74). 프리드먼이 말하는 건강한 공동체도 그러한 실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비로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폐광지역에서 이런 일을 앞장 서서 감당할만한 주체는 누구일까? 흔히 시민사회를 떠올리겠지만 청장년층의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지역 현실을 고려한다면 현시점에서 이들의 역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안이한 처방일 수 있다. 그간의 가속적 변화로 지역이 직면하게 된 위기의 심화는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인 사안들에 대한 체계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걷어내야 할 시급한 현안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시민 주도의 건강한 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게 가교역할을 하는 지적 두뇌 집단이 전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도 지적했듯이, 강원도 폐광지역의 4개 시·군 인구는 모두 합쳐도 16만 명대에 불과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삼척이 그나마 6만 명 정도이고 나머지 3개 시·군 인구는 전부 다 3만 명대다.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인구의 가속적 변화에 비추어보면, 지금의 인구 규모도 앞으로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 공산이 크다. 이 같은 현실과 전망에도 불구하고, 4개 시·군이 각개약진의 방식으로 위기를 타개해 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비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생산적인 결과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한계가 너무나 뚜렷해 보이기 때문이다. 폐광지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먼저 힘을 모으고 연대해야 한다. 이러한 연대의 관점에서 볼 때, 폐광지역 전체의 자립적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지역 내부에 독자적인 지적 토대를 구축하려는 작업부터 시도할 필요가 있다. 폐광지역 안에 터를 잡은 연구원의 전문가들이 수시로 지역의 구석구석까지 삶의 현장을 샅샅이 누비면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가운데 주민이 원하는 ‘좋은 삶’을 가로막고 있는 구조적 제약 요인은 무엇인지, 또 주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탐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특화된 주민친화형 연구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현실 진단과 미래의 청사진을 외부의 연구력에 의존하는 예속적인 관행적 사고로는 향후 더욱 거세게 몰아칠 가속적 변화의 위협과 도전에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이제라도 서둘러 지역의 당면 주요 현안부터 중장기적인 미래의 대안까지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해법을 제시해 줄 석산연의 설립을 위해 4개 시·군이 의기투합할 필요가 있다. 개원과 동시에 석산연은 강원도 폐광지역 석탄산업의 문화적 유산 자료의 목록화와 아카이브 구축, 석탄산업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발굴과 기록 사업의 추진, 폐광지역의 역사적 정체성과 미래 정체성의 탐색, 지역의 인구 특성별 맞춤형 과제의 기획과 생산, 생산적인 내생적 연구 생태계의 조성 방안 같은 과제들의 연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석산연이 강원도 폐광지역의 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만능의 대안일 수는 없다. 이 글이 이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가속 시대에 고심하며 풀어가야 할 지역의 과제는 산적해 있고, 그런 만큼 고려해 볼만한 제도적 방안도 적지 않다. 이런 점을 충분히 인지하면서도 이 연구는 인구 변화의 가속화에 초점을 맞춰 강원도 폐광지역의 변화와 위기의 가속화를 경험적으로 확인해 보고, 지역특화형 연구원의 설립을 다양한 대안의 토대로 제안하고자 하는 제한적인 목적 아래 시도된 것이다. 석산연의 조속한 설립을 통해 지역 내부의 자립 기반을 제도적 수준에서 강화하려는 몸부림은 강원도 폐광지역에 엄습한 가속적 위기 상황을 반전(反轉)시켜 미래를 새롭게 열어 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Notes

* 예리한 조언으로 초고의 보완에 큰 도움을 주신 논평자들께 감사드립니다.

1) 강원도는 1970~80년대에 전국 석탄 생산량의 68%를 차지할 정도로 전국 최대 석탄 생산 지역이었다(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et al., 2024a,p. 5). 따라서 탄광이 생계의 핵심 기반이었던 당시 주민들로서는 대규모 폐광으로 인한 생존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게 현실이었다.

2) 이 법의 공식 약칭은 ‘폐광지역법’이고, 마찬가지로 시행령도 ‘폐광지역법 시행령’(Korea Ministry of Government Legislation, 2025a, 2025b)이다. 하지만 통상 폐특법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 글의 이하에서도 폐특법으로 표기하고자 한다. 그간의 불균등 경제성장 정책의 폐해를 전국적 수준에서 바로잡기 위해 시도된 국가균형발전 및 분권 정책의 법적 토대가 이른바 ‘지방 살리기 3대 특별법’이라고 한다면(W. D. Kim, 2004a), 폐특법은 석탄산업 정책의 급선회로 성장 지역에서 쇠퇴 지역으로 전락한 옛 탄광지역의 회생과 자립을 돕기 위한 법적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W. D. Kim, 2024a,p. 28, 2025b,pp. 19-20).

3) 물론 폐특법의 적용을 받는 시·군은 강원 남부권의 태백시, 정선군, 삼척시, 영월군 외에 경북 문경시, 충남 보령시, 전남 화순군의 세 곳이 더 있다. 전국적으로는 모두 7개 시·군이 그 대상인 것이다(W. D. Kim, 2010). 이 글에서는 이중 강원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폐특법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논의를 위해서는 W. D. Kim(2010), G. J. Won(2005), Y. K. Lee(2015), W. H. Lee et al(2015) 등을 참고하기 바란다.

4) 강원도 폐광지역에서 시행되어 온 그간의 사업들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비판적이다. 예컨대, 단기적 성과나 선심성 사업에 치중한 편이었다거나 폐광지역 내 시·군 간 경쟁으로 인해 리조트나 골프장 같은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비효율적인 중복 투자가 이루어졌고, 대체산업의 발굴에 있어서는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나 지역 진흥과는 거의 무관해 보이는 상수도나 도로 정비, 체육관이나 복지관 신축 같은 기반 시설 조성에 투입된 것들이 많았다는 평가도 있다(T. S. Kim, 2015; Y. K. Lee, 2015; W. H. Lee et al., 2015). 이런 점들을 고려해 투자에 있어 하드웨어 성격의 사업보다는 그간에 소홀히 해 온 소프트웨어 사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제기되고 있다(W. D. Kim, 2025b; E. M. Jeong, 2025).

5) 인구 증감은 사람이 늘고 줄어드는 문제를 넘어 해당 지역의 경제, 산업, 정치, 문화, 공동체 전반에 걸쳐 폭넓은 파급효과를 미친다. 특히 인구의 가속적 변화가 사회 제반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점을 인지하면서도 한 논문에서 이런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것은 힘에 부칠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사회의 가속적 변화 여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여겨지는 인구 측면으로 한정시켜 검토하고자 한다.

6) 토플러가 대중적 인지도나 역량과는 별개로 연구자 세계에서 전문 연구자로 자주 호명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엄격한 연구 방법론과 이론적 논의를 중시하는 학계의 일반적인 문법과는 다소 다른 글쓰기 방식을 선호해 왔기 때문인 듯하다.

7) 앨빈 토플러의 사상에 대한 개괄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W. D. Kim(2004b)을 참조하기 바란다.

8) 프리드먼에 의하면, 그가 쓰는 ‘가속의 시대’라는 용어는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의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2004년 출간한 책에서 보여준 일련의 그래프에서 차용한 것이다(T. Friedman, 2017,pp. 60-61). 이 과학자들은 1750년부터 2000년까지의 변화 추세에서 가속화 현상을 확인했다. 또 이를 2010년까지 연장해 살펴본 이들은 여러 기술적·사회경제적·환경적 영역에서의 ‘경이로운 성장’이 우리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불연속적인 세계’에 살게 할 정도로 ‘변화의 규모와 속도’가 ‘더욱 가속화’된 ‘대가속(Great Acceleration)’이 일어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T. Friedman, 2017,pp. 60-61, pp. 263-267).

9) 첫 시점을 1988년으로 잡은 이유는 1988년이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시행되기 직전 연도이기 때문이다. 또, 가능한 한 현재까지의 변화 모습을 비교, 분석해 보기 위해 논문을 쓰는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시점의 자료까지 추적해 보았고, 그렇게 반영한 것이 2025년 9월 말 통계다.

10) 영암선과 태백선의 개통으로 석탄 생산량이 급증하자 삼척 지역의 탄광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인구가 폭증하자 1980년 삼척군 북평읍과 명주군 묵호읍이 합쳐져 ‘동해시’로, 그리고 1981년 삼척군 장성읍과 황지읍이 ‘태백시’로 각각 신설, 승격했다. 1986년 삼척군 삼척읍은 ‘삼척시’로 승격했고, 1995년 삼척시와 삼척군이 통합되어 ‘도농통합시 삼척시’로 재출범했다(Y. H. Bae, January 6, 2024; Samcheok-si Homepage). 이런 점에서 삼척은 정부의 석탄산업 진흥 정책으로 인해 한때는 인구가 급증했던 곳이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시를 탄생시키고, 시로도 승격될 정도로 예전 석탄 생산 지역 내에서 전개된 일련의 변화의 진원지였다.

11)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는 강원도 탄광 중에서도 그 역사적 위상이 각별하다. 장성광업소는 1936년 개광 이후 2024년까지 88년 동안 석탄을 생산해 온 국내 최대 규모의 탄광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규모가 축소되어 2021년 기준 근로자 숫자는 719명이었다. 전성기의 도계광업소는 도계 지역의 최대 탄광으로 유명세를 탔던 탄광이다. 2021년 기준 근로자 숫자는 466명이었다(S. H. Choi, February 25, 2025; Y. H. Bae, June 26, 2024; Center for Digital Humanities at the Academy of Korean Studies, 2024; Y. S. Jeong, 2024;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et al., 2021; W. D. Kim, 2025b).

12) 태백과 삼척에 남아 있던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마저 문을 닫음에 따라 이제 우리나라의 가행탄광은 삼척의 민영 탄광 경동상덕광업소 한곳밖에 없다. 석탄 생산의 역사는 막을 내린 것이나 다름없고, 이제 정선, 태백, 영월, 삼척은 명실상부한 ‘폐광지역’이 된 셈이다(W. D. Kim, 2025b,p. 9).

13) 예컨대, 도계광업소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실제로 응답자의 43.2%가 폐광 후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W. G. Yoon, 2025).

14) 각 사회의 고령화 수준에 따른 사회 분류는 일반적으로 유엔 기준을 적용한다. 즉,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백분율)을 인구의 ‘고령화율’이라고 하는데, 그 비중이 7% 이상~14% 미만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20% 미만인 경우 ‘고령사회’, 그리고 20% 이상인 경우 ‘초고령사회’라고 일컫는다.

15) 필자는 이 연구원의 필요성을 최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W. D. Kim, 2024a, 2025b, 2025b). 여기서는 그간의 주장들과 일부 내용을 추가해 서술하고자 한다. 연구원의 명칭을 가칭이라고 한 것은 지역의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의 성격을 안내하면서 명칭 공모의 방식으로 지역 구성원들의 관심과 공감 속에 기관명을 정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기관 명칭은 기관의 특성과 함께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16) 사회학 연구자들이 단독이나 공동 참여의 형식으로 그동안 석탄산업을 포함한 폐광지역의 여러 주제에 관해 수행한 논문이나 단행본, 학위논문 등에 관한 목록은 W. D. Kim(2023)을 참조하기 바란다.

17) 한 연구자의 지적처럼, 이 과정에서 유의할 점은 ‘원형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에 관심을 기울임과 동시에 출처가 명확하고 보존,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료들을 잘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T. S. Kim, 2024,pp. 16-19).

18) 정부나 공공기관의 움직임이 없자 일반 지역 연구자 개인이 나서서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함백광업소를 비롯한 석탄산업 문헌을 오랜 기간 애써 목록화해 온 아리랑아카이브의 헌신적 노력은 주목할 만한다(Y. S. Jin, 2025b; Arirang Archive Homepage). 석산연이 개원하게 되면, 이러한 아카이브와의 연동 작업도 당연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19)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른 연쇄적인 폐광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광부와 가족들이 일자리를 찾아 당시 반월국가산업단지와 시화국가산업단지가 있던 안산으로 대거 이주했듯이(J. H. Kim, March 28, 2023., April 4, 2023), 그때보다 규모는 작겠지만 장성광업소와 도계광업소의 폐광으로 인해 태백과 삼척 지역에서 인구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분명히 높아 보인다.

20) 도계광업소가 폐광되기 전인 2023년 10월과 11월 사이에 도계광업소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 의하면, 절반 이상의 근로자들이 폐광을 앞두고 우선 필요한 사업으로 ‘안정적 고용 기반 구축’을 꼽았다(Samcheok-si, 2025,pp. 290-291).

21) 이 맥락에서 벨이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의 끝자락에서 자아의식의 성숙 여건 조성을 위해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제시한 다음과 같은 언급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즉 “우리의 과거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과거로부터의 유산을 알고 있을 때만, 우리가 후대에 대한 책무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D. Bell, 2021,p. 490).”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지만 그럼에도 지역의 역사적 유산을 올바로 이해하려는 성숙한 노력이 다음 세대에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뭔가를 시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을 벨은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22) 그렇다고 해서 석탄산업이 폐광지역 주민들의 유일한 문화적 정체성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체성은 기본적으로 복합성, 다차원성, 유동성 같은 여러 속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이 하나의 고정된 정체성을 고수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체성의 개념 측면에서 봐도 설득력이 없다. 다시 말해, 주변 환경의 자극에 따라 자신의 자아를 계속해서 재규정하는 게 인간이고, 개인은 누구나 자신의 다양한 정체성 중에서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다(A. Sen, 2010; S. Lawler, 2012; Jaspal & Breakwell, 2016; S. H. Woo, 2025). 이 점을 인지하면서도 석탄산업의 역사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폐광지역 구성원들의 가치 공유를 과제로 제시하는 이유는 그러한 지역정체성이 오늘의 난국을 풀어 가는 지역의 문화적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3) 로자의 주장은 이 맥락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견실한 가치 평가와 개인적 삶의 방향을 결정하던 ‘고전적’ 근대의 정체성 감각 대신 이제는 유연하고 ‘상황적인 정체성’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체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다(H. Rosa, 2020,p. 62). 이처럼 가속적 변화라는 시대적 조류는 석산연이 폐광지역의 역사성을 주민들의 정체성과 어떻게 연결하고 부단히 진화시켜 갈 것인가를 고심하고 연구해야 함을 되새기게 한다.

24) 폐광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면접조사에 의하면, 주민들이 지역에서 가장 절실하게 해결되기를 바라던 것은 짐작했던 대로 교육과 더불어 의료 문제였다(W. D. Kim, 2010, 2015a).

25) 2022년 기준 강원도의 진폐재해자 숫자는 5,272명이고, 이 중 72.9%에 달하는 3,799명이 도내 폐광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도내 3곳의 병원을 오가며 증상의 악화 속에 말년을 힘겹게 보내고 있다(J. H. Kim, February 21, 2023., February 28, 2023., March 7, 2023., March 14, 2023).

26) 석산연을 어떤 방식으로 조직화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W. D. Kim(2024a,pp. 30-31)을 참조하기 바란다.

참고문헌

1.

Arirang Archive Homepage. http://www.arirangarchive.com

2.

Bae, Y. H. (2024, January 6). Samcheok Dogye: A coal mining village that rose and fell with the railroad. Yonhap News Agency. https://www.yna.co.kr/view/AKR20240105068700062

3.

Bell, D. (2006). The coming of post-industrial society (Kim W. D., & Park, H. S., Trans.). Acanet.

4.

Bell, D. (2021). The cultural contradictions of capitalism (H. S. Park, Trans.). Hangilsa.

5.

Center for Digital Humanities at the Academy of Korean Studies. (2024). Dogye coal mine. https://dh.aks.ac.kr/Encyves/wiki/index.php/%EB%8F%84%EA%B3%84%EA%B4%91%EC%97%85%EC%86%8C

6.

Choi, B. D. (2016). David Harvey. CommunicationBooks.

7.

Choi, S. H. (2025, February 25). Dogye coal mine closure looms in Samcheok, residents fear regional extinction. The Kyunghyang Shinmun. https://www.khan.co.kr/article/202502252034005

8.

Friedman, T. (2017). Thank you for being late (Jang, K. D., Trans.). 21st Century Books.

9.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Gangwon Research Institute, & Coal Mine Regional Development Support Center. (2021). A study on the registration of coal industry heritage in Gangwon-do as a UNESCO World Heritage Site.

10.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Gangwon Research Institute, & Coal Mine Regional Development Support Center. (2024a). Key statistics of coal mining areas at a glance.

11.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Gangwon Research Institute, & Coal Mine Regional Development Support Center. (2024b). The journey of the coal industry: Economy, history, and people.

12.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Coal Mine Comprehensive Information System. https://coaltour.com/Home/index

13.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Gangwon Statistics Information. https://stat.gwd.go.kr/gwstat/online/online_resident

14.

Harvey, D. (1994). 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 (Koo, D. H., & Park, Y. M., Trans.). Hanul

15.

Jaspal, R., & Breakwell, G. M. (Eds.). (2016). Identity process the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16.

Jeong, E. M. (2025). Discussion on the direction and efficient implementation strategies for the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support project. In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academic seminar: Exploring the value of coal industry heritage and its future resource utilization plans (pp. 129-130). Coal Mine Region Revitalization Center & Kangwon Land Social Contribution Foundation.

17.

Jeong, Y. S. (2024). Operating status of coal mine in Dogye coal mining village. Retrieved December 17, 2025, from https://ncms.nculture.org/coalmine/story/3753

18.

Jeong, Y. S. (2025). The value and utilization strategies of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In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academic seminar: Exploring the value of coal industry heritage and its future resource utilization plans (pp. 29-49). Coal Mine Region Revitalization Center & Kangwon Land Social Contribution Foundation.

19.

Jin, Y. S. (2025a). The value and documentation of coal industry heritage. In 2025 training course for Yeongwol citizen record unit (pp. 3-34). Archive Yeongwol.

20.

Jin, Y. S. (2025b). The need for cataloging coal industry literature and establishing an archive. In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academic seminar: Exploring the value of coal industry heritage and its future resource utilization plans (pp. 51-92). Coal Mine Region Revitalization Center & Kangwon Land Social Contribution Foundation.

21.

KBS. (2024, August 25). Special documentary: Stories of four cities.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ih-j2TJjXgM

22.

Kim, J. H. (2013). A new look on the British Industrial Revolu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23.

Kim, J. H. (2023, February 21). After 30 years of work, only an incurable disease remains. Kangwon Domin Ilbo.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70078

24.

Kim, J. H. (2023, February 28). Patients must remain in former mining regions for treatment. Kangwon Domin Ilbo. https://v.daum.net/v/20230228050129551

25.

Kim, J. H. (2023, March 7). Damaged lungs, a stolen life. Kangwon Domin Ilbo.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72107

26.

Kim, J. H. (2023, March 14). The government only heeds our calls after a finger-cutting struggle. Kangwon Domin Ilbo.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73202

27.

Kim, J. H. (2023, March 28). Miners moved en masse under the coal industry rationalization policy. Kangwon Domin Ilbo. https://v.daum.net/v/20230328050004844

28.

Kim, J. H. (2023, April 4). Decades gone for work, yet the yearning for hometown endures. Kangwon Domin Ilbo.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76632

29.

Kim, M. C. (2013). The coming of convergence civilization. Nanam.

30.

Kim, M. C. (2025). Treatise on postsocial society. Dasan Books.

31.

Kim, T. S. (2015). Characteristics of historical and cultural resources in the abandoned mine areas of southern Gangwon Province. In White paper commemorating the 20th anniversary of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nd the 3·3 struggle: Twenty years ago, that promise (pp. 320-336). Gohan, Sabuk, Nammyeon, & Sindong Regional Revitalization Joint Promotion Committee.

32.

Kim, T. S. (2024). The value of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s coal industry heritage and the driving force for its realization. In Commemorating the publication of the coal industry white paper: Past and present of the coal industry—Beyond records toward the vision (pp. 1-20).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 Coal Mine Regional Development Support Center.

33.

Kim, W. D. (2004a). Three major special acts for revitalizing local areas and decentralization and deconcentration reforms: Overview, tasks, and countermeasures. In Decentralization and innovation (pp. 11-72). Sowha.

34.

Kim, W. D. (2004b). The information society of the third wave civilization: A review of Alvin Toffler’s thought. In The information society: Theory and practice (pp. 59-76). Jinhan Books.

35.

Kim, W. D. (2010). Socioeconomic issues, future prospects, and developmental strategies in abandoned mine areas in Gangwon-do Province. Journal of Social Sciences, 49(2), 133-181.

36.

Kim, W. D. (2015a). Tasks for self-reliance in closed mine areas. In White paper commemorating the 20th anniversary of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nd the 3·3 struggle: Twenty years ago, that promise (pp. 286-300). Gohan, Sabuk, Nammyeon, & Sindong Regional Revitalization Joint Promotion Committee.

37.

Kim, W. D. (2015b). Daniel Bell and the sociology of post- industrial society. In Contemporary social theorists (pp. 24-53). Hanul.

38.

Kim, W. D. (2017). The evolution of ICT and Korean society: Characteristics of the information society and key challenges. In Economic and social development and the evolution of the Korean ICT industry (pp. 23-70). Hanul.

39.

Kim, W. D. (2023). Trends and challenges in sociological research in the Gangwon region. In Research on the Gangwon region: Current situation and challenges (pp. 5-58). Sanchaek.

40.

Kim, W. D. (2024a). The value of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s coal industry heritage and the driving force for its realization. In Commemorating the publication of the coal industry white paper: Past and present of the coal industry—Beyond records toward the vision (pp. 21-38).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 Coal Mine Regional Development Support Center.

41.

Kim, W. D. (2024b). Coal mining regions and industrial cultural heritage. In The journey of the coal industry: Economy, history, and people (pp. 370-383).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 & Coal Mine Regional Development Support Center.

42.

Kim, W. D. (2025a). The transition from a coal mining region to a closed mine region and regional identity. In 2025 training course for Yeongwol citizen record unit (pp. 123-152). Archive Yeongwol.

43.

Kim, W. D. (2025b). The direction and efficient implementation strategies for the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support project: Focusing on the promotion team project. In Coal mining cultural heritage academic seminar: Exploring the value of coal industry heritage and its future resource utilization plans (pp. 7-27). Coal Mine Region Revitalization Center & Kangwon Land Social Contribution Foundation.

44.

Korea Coal Corporation. (2001). 50 years of Korea Coal Corporation: 1950-2000.

45.

Korea Ministry of Government Legislation. (2025a).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Government Complex-Sejong.

46.

Korea Ministry of Government Legislation. (2025b). Enforcement decree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Government Complex-Sejong.

47.

Lawler, S. (2012). Identity: Sociological perspectives. Polity.

48.

Lee, W. H., Kim, J. Y., & Kim, Y. M. (2015). Twenty years since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chievements and future directions in coal mining area development. In White paper commemorating the 20th anniversary of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nd the 3·3 struggle: Twenty years ago, that promise (pp. 267-285). Gohan, Sabuk, Nammyeon, & Sindong Regional Revitalization Joint Promotion Committee.

49.

Lee, Y. K. (2015). Twenty years since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chievements and prospects—A case study of the UK’s local regeneration policy in abandoned mines. In White paper commemorating the 20th anniversary of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nd the 3·3 struggle: Twenty years ago, that promise (pp. 139-256). Gohan, Sabuk, Nammyeon, & Sindong Regional Revitalization Joint Promotion Committee.

50.

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Resident registration population statistics. https://jumin.mois.go.kr

51.

Park, T. W. (2025). Park Tae-woong’s AI lecture 2025. Hanbit Biz.

52.

Rosa, H. (2020). Alienation and acceleration (Kim, T. H., Trans.). LP Publishing.

53.

Rosa, H. (2025). Resonance: A sociology of relational world orientation (Yoo, Y. M., Trans.). Nike Books.

54.

Rosa, H., Strecker, D., & Kottmann, A. (2016). Soziologische Theorien (Choi, Y. D., Lee, N. B., Lee, C., & Jeon, T. K., Trans.). Hanul.

55.

Samcheok-si. (2022a). Collection of data on the coal industry heritage in Dogye 1.

56.

Samcheok-si. (2022b). Collection of data on the coal industry heritage in Dogye 2.

57.

Samcheok-si. (2023). Collection of data on the coal industry heritage in Dogye 3.

58.

Samcheok-si. (2024). Collection of data on the coal industry heritage in Dogye 4.

59.

Samcheok-si. (2025). Collection of data on the coal industry heritage in Dogye 5.

60.

61.

Sen, A. (2010). Identity and violence (Lee, Y. K., Lee, S. H., & Kim, J. H., Trans.). Bybooks.

62.

Toffler, A. (1989). Future shock (Lee Y. K., & Lee, G. H., Trans.). The Korea Economic Daily.

63.

Won, G. J. (2005). The enactment of the Special Act on the assistance to the development of abandoned mine areas and citizen’s movement. In Closed mining villages and casinos: A study on social change in closed mine areas in Gangwon Province (1) (pp. 114-140). Ilshinsa.

64.

Woo, S. H. (2025). Nomad space, unpreserved memory. In 2025 training course for Yeongwol citizen record unit (pp. 35-56). Archive Yeongwol.

65.

Yeongwol Culture & Tourism Foundation. (2025a). Memories of the Yeongwol coal mine: Our records - 1 Yeongwol Coal Mine and Machari.

66.

Yeongwol Culture & Tourism Foundation. (2025b). Memories of the Yeongwol coal mine: Our records - 2 Yeongwol Coal Mine and Machari.

67.

Yoon, W. G. (2025, January 15). Samcheok faces closure of Dogye coal mine in June. News1. https://www.news1.kr/local/kangwon/5660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