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멀티미디어 무인정보단말기 키오스크(KIOSK)(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1999) 또는 셀프서비스 키오스크(Self-service kiosks, SSKs)는 셀프서비스 기술(Self-service technologies, SSTs)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기술 형식 중 하나로 여겨진다(Vakulenko, et al., 2019). 기술은 대개 (1) 물질이나 실체적 사물로서 기술을 구체화하는 도구(tool)로 구성된 하드웨어(hardware) 측면과, (2) 도구를 위한 지식으로 구성된 소프트웨어(software) 측면의 두 가지 구성요소를 지닌다. 혁신(innovation)이 개인 혹은 다른 채택 단위들이 새롭다고 인식하는 아이디어, 관행, 또는 사물을 일컫는 것이라면(Rogers, 2005), 키오스크 기술 혁신이란, 키오스크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새롭다고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키오스크는 사용자가 눈으로 보고, 손으로 조작하는 터치스크린, 프린터, 결제 모듈 등의 하드웨어를 가지고 있으며, 해당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UI를 구성하는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베이스 등의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기술이다. 기술은 그 작동 원리에 대한 정보, 즉 인과관계에 기반하여 미래의 결과를 예측가능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불확실성을 낮춘다(Rogers, 2005).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키오스크는 정보화 사회의 실현 추구, 인건비 절감, 서비스 속도 등의 가능성 실현을 위해 등장했다고 볼 수 있으며(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1999), 현재 특히 소매 및 외식 분야를 중심으로 빠르게 그 혁신이 확산하고 정착하는 과정에 있다.
키오스크의 산업적 추세와 더불어, 이를 대상으로 한 학술적 연구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Korea Citation Index) 검색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키오스크를 주제로 한 최초의 연구 논문은 2003년에 등재되었으며,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평균 약 46편의 관련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 키오스크가 단독형(stand-alone) 장치에서 다기능·고지능화된 통합형 시스템으로 진화함에 따라(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1999), 관련 연구 역시 기술적 특성, 산업 배경, 사용자 경험, 디자인 분석 등의 다양한 맥락과 분석 기준을 통해 키오스크를 평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최근 연구에서 키오스크의 하드웨어와 기술의 활용을 성공적이라 평가하였으나, 소비자의 정서적 반응, 사회적 인식, 경험 기반 학습 등의 이용자 접근과 전략이 미흡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Cho, 2025). 디지털 신기술이 선보이는 ‘모두에게 보편적인 이익’ 또는 ‘안전한 미래를 담보하는 수단’(Kim, 2020)으로써 활용되고 있는 키오스크이지만,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소외와 불평등에 주목하는 것이다. 예로, 고연령층이 키오스크를 사용할 때 느끼는 기술적 부담과 스트레스는 ‘그림자노동 인식’을 키우게 되며, 그 과정에서 키오스크라는 기술 자체를 부정하고 거부하려는 태도가 발견되었다(Ji & Koh, 2023). 모든 혁신에는 필연적으로 부대조건이 뒤따르며, 이러한 조건들은 결과의 바람직성, 직접성,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혁신의 결과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Rogers, 2005). 이러한 결과 평가를 토대로, 현재 키오스크 기술의 가장 큰 이슈는 ‘수용자 간의 기술 채택 격차’임을 알 수 있다. 현재 학계와 산업에서 사용성, 접근성 등의 관점에서 키오스크를 다시 설계하고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병원 등의 의료 환경에서 더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키오스크 화면을 설계하는 연구(Zhang & You, 2025), 디지털 취약계층 사용자 특성에 따른 키오스크 화면 구성 최적화 연구(Kang, 2024) 등이 그러하다.
에버렛 M. 로저스(Everett M. Rogers)의 ‘혁신 확산 이론(Diffusion of Innovations Theory)’에 따르면, 혁신 확산의 핵심은 (1) 혁신, (2) 시간, (3) 사회 체계, (4) 커뮤니케이션로 구분되는 각 4가지 차원의 특성과 차원 간의 상호작용이다. 현재까지의 키오스크 연구들은 키오스크 기술 혁신 자체에 대한 분석과 논의, 혁신이 수용되는 시간과 그로 인해 채택자 간에 발생하는 격차, 그리고 혁신의 결과가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혁신 과정의 본질이 정보 교환이며, 이 과정이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Rogers, 2005), 현재까지 키오스크 연구에서는 ‘키오스크-커뮤니케이션 채널’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담론이란 결국 공적이고, 인위적이며, 기록된 형태의 상호작용이고, 그렇기에 이는 결코 자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다(O’keeffe, 2013).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잠재적인 채택자에게 혁신의 존재를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알리며, 인지-지식(awareness-knowledge)를 만들어 내는 주체라고 볼 때(Rogers, 2005), 키오스크 담론이란 기술 혁신에 대해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 사회가 키오스크 혁신을 구성하는 언어들의 가치를 구성하고 정당화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담론은 언어를 사회적 맥락에서 이용하는 행위이며, 특정 가치와 관계를 재현하고 재생산하는 실천의 행위로 이해된다(Abdullah, 2014). 따라서 키오스크 담론은 혁신의 존재를 알리고 해석하고 정당화하는 ‘언어적 확산 과정’의 일부이기에, 본 연구는 언어적 지표를 통해 혁신이 수용되고 의미화되는 방식을 탐구한다.
본 연구는 로저스가 강조한 대중매체 채널의 특성–신속하게 다수의 수용자에게 혁신을 알리고, 관련 지식을 형성하며, 혁신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일으키는 능력-에 주목한다. 대중매체 채널은 혁신의 확산 과정에서 특히 ‘지식 단계’, 즉 수용자가 혁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단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더 나아가, 인터넷의 발달은 혁신의 전달 속도와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장했다고 평가받는다(Rogers, 2005). 이에 따라, 본 연구가 키오스크를 둘러싼 담론이 어떻게 형성되고 전달되는지를 분석하는 일은 키오스크 혁신이 확산되고 수용되는 국면에서 그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작업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혁신의 확산 과정은 ‘지식-설득-결정-실행-확인’의 다섯 단계를 가진다. 확산(diffusion)이란 하나의 개혁이 사회체계의 구성원들 사이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특정 채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어떤 혁신이 존재한다고 했을 때, 그 혁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해야 한다(Rogers, 2005). 담론이 지식 단계에서 키오스크의 기초 인지 지식을 전파했다고 한다면, 이어지는 설득-결정-실행-확인의 단계에서는 수용자들에게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려고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이론적 프레임에 기반하여, 기사 수집을 통한 키오스크 담론을 전반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키오스크가 사용되고 적용되는 영역 다수가 공공장소이며, 사회적 기술의 한 형태로써 자리를 잡은 만큼, 본 연구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키오스크 담론 분석 연구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인식과 수용 태도가 형성된 과정과 그 지식의 형체에 대해서 이해하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기존 연구는 키오스크 기술 수용자에 대한 분석이나 키오스크 기술 그 자체의 요소들을 평가했지만, 본 연구는 담론이 키오스크 혁신 확산을 매개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담론이 대중의 인식 변화에 기여한다고 볼 때, 해당 연구는 향후 키오스크 산업 발전 방향에 따른 사람들의 기대 의식을 예측하는 것까지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II. 연구 방법
본 연구의 자료는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BICKinds)의 분석 기술력을 활용하여 구성하였다. 빅카인즈는 종합일간지, 경제지, 지역일간지, 방송사, 전문지 등과 같은 다양한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수집하여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한 뉴스 분석 서비스이며, 1990년부터 빅데이터 분석 기술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본 연구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은 언론매체는 총 84개이며, 상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국일간지는 총 12개이며, 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투데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이다. 경제일간지는 총 13개이며, 대한경제,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메트로경제, 브릿지경제,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이데일리, 이투데이,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경제이다. 지역일간지는 39개이며, 강원도민일보, 강원일보, 경기신문, 경기일보,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경북도민일보, 경북매일신문, 경북일보, 경상일보, 경인일보, 광남일보, 광주매일신문, 광주일보, 국제신문, 금강일보, 기호일보, 남도일보, 대구신문, 대구일보, 대전일보, 동양일보, 매일신문, 무등일보, 부산일보, 새전북신문, 영남일보, 울산매일, 울산신문, 인천일보, 전남일보,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북일보, 제민일보, 제주일보, 중도일보, 중부매일, 중부일보, 충북일보, 충청일보, 충청타임즈, 충청투데이, 한라일보이다. 지역주간지는 총 5개로, 당진시대, 설악신문, 영주시민신문, 평택시민신문, 홍성신문이다. 방송사는 총 5개로, KBS, MBC, OBS, SBS, YTN이다. 전문지는 총 10개로, 기자협회보, 디지털타임스, 미디어오늘, 소년한국일보, 시사IN, 일요신문, 전자신문, 주간한국, 한겨레21, 환경일보이다.
본 연구에서는 ‘키오스크’를 포함하여 이와 사실상 같은 맥락에서 쓰였던 용어인 ‘무인 단말기’도 함께 검색어로 지정하여 ‘제목’ 검색방식으로 기사를 수집 후 분석하였다. 국내 산업 현장에서 키오스크 개념 및 기술의 도입은 1995년 부근에 이루어졌으나, 빅카인즈로 검색이 가능한 영역 내, ‘키오스크’ 또는 ‘무인 단말기’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점은 1998년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키오스크’가 담론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을 1998년으로 설정한 뒤, 이를 담론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빅카인즈 뉴스 분석 기능인 토픽랭크 알고리즘을 통해 가중치를 계산할 수도 있었으나, 분석 단위가 최대 5년이었던 점과 더불어 내부 산출식이 공개되지 않아, 추후 재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직접 TF-IDF 기법을 통해 1998년부터 2024년까지 키오스크 관련 매해 기사의 단어 빈도수 분석 및 가중치 분석을 진행하였다.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는 텍스트 마이닝 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단어 가중치 부여 기법이다. 핵심은 한 문서 내에서 특정 단어가 빈번하게 등장할수록 해당 문서의 주제를 설명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동시에 전체 문서 군집에 걸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일수록 차별점은 떨어진다는 점에 있다. 이때 전자를 TF, 후자를 IDF라 정의한다. TF는 특정 문서 내에서 단어가 등장하는 빈도를 측정하며, IDF는 특정 단어가 전체 문서 군집에서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를 수치화한다. 두 값을 곱한 TF-IDF 가중치는 특정 단어가 개별 문서를 얼마나 잘 설명하느냐를 나타낸다(Manning, 2008). 그러나 본 연구는 일반적으로 문서 원문 전체에서 특정 단어 등장 비율을 계산하여 산출한 TF 값과 다르게, 빅카인즈에서 제공하는 뉴스 분석 보고서의 ‘키워드 열’을 자료 처리 대상으로 삼았다. 키워드 열은 형태소 분석과 전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된 주요 단어 리스트로, 본 연구에서 TF 값은 문서 내 모든 단어 대비 출현 비율이 아니라, 해당 문서의 키워드 집합 내에서의 등장 여부 및 빈도를 기준으로 정의되었다. IDF 역시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처리되었다. 단, IDF 값 산출을 위한 전체 기사(전체 기사 문집)는 마찬가지로 빅카인즈를 통해 수집하였으며, ‘경제’, ‘사회’, ‘IT_과학’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기사를 매년 20,000건씩 추출했으나, IDF 연산 시에는 연산 효율성으로 인해 각 연도 별로 5,000건만 임의로 샘플링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TF-IDF 산출 결과를 직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정규화 후처리 작업을 진행하였다. 핵심 키워드인 키오스크(무인 단말기)의 가중치 값을 100으로 설정하고, 나머지 키워드값을 이에 대한 상대적 비율로 환산하였다. ‘키오스크’는 모든 분석 구간의 모든 기사 제목과 키워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기준어이자, 본 연구의 주제 용어이므로 정규화 과정의 기준점으로 삼았다. 즉, TF-IDF의 원리에 기반하되, 담론 분석의 목적에 맞추어 정규화 후처리를 진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표 1>과 같이 키오스크 기사가 매해 동일한 수로 발행되는 것이 아니었으며, 이에 따라 매해 단위의 결과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은 담론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사량의 분포 및 주요 키워드의 등장과 퇴장 시점을 고려하여, 전체 기간을 <표 2>와 같은 세 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었다.
| 구간 | 시기 | 키오스크 기사 수 |
|---|---|---|
| 1구간 | 1998년~2002년 | 262건 |
| 2구간 | 2003년~2019년 | 841건 |
| 3구간 | 2020년~2024년 | 2,752건 |
본 연구는 키오스크를 둘러싼 담론이 시기별로 어떻게 프레임화되어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있다. 따라서 매해 등장한 키워드를 일일이 조명하기보다는, 중심 키워드를 기준으로 <표 2>에 따른 구간별 분석을 진행하였다. 구간별 분석의 경우, 연도별 빈도수를 합산한 것과 TF-IDF 가중치 평균을 계산하여 제시하였다. 가중치 평균의 경우, 특정 연도에 해당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은 연도의 값을 0으로 처리하여 평균을 계산했다. 이는 단발적으로 등장한 희귀 키워드를 배제하고, 구간 전체적으로 나타나는 지속적인 키워드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또한, 연도별 기사 수나 특정 해의 TF-IDF 값의 변동성이 심해도, 구간별 평균을 낸다면 대푯값으로 안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산 이후, 구간별 단어 목록을 파악하여 로저스가 제시한 혁신의 확산 5단계에 적용하여 담론 해석을 진행하였다. 자료 분석 결과와 함께 구간 분할 기준이 되는 단어 설명을 포함한 로저스 단계 해석 내용을 ‘IV. 연구 결과’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III. 이론적 배경
초기의 키오스크는 제한된 구역과 장소에서 주로 문자와 정지 화면 형태의 정보를 CD-ROM 등의 저장매체를 통해 제공하는 ‘단독형 장치’로써 한정된 정보만을 제공하였다. 이후 중앙 서버를 기반으로 온라인을 통해 최신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키오스크’가 등장하였다. 멀티미디어와 통신 기술, 그리고 인터넷의 활성화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의 거래(티켓 발행, 은행 서비스, 상품 판매, 민원 증명서 발급, 음반 자판 등)가 가능한 ‘거래 키오스크’가 상용화되기 시작했다. 그밖에 도시, 공항, 관광 안내에 목적을 두고 있는 키오스크와 화상전화 등의 고품질 전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공중전화 대체용 키오스크 역시 개발되었다. 현재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각종 데이터베이스 연동을 기반으로 Java, XML 등 다양한 파일 형식을 지원하는 키오스크 전용 툴을 기반으로 한 ‘통합 키오스크’가 도입된 상태이다(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1999). 이후 컴퓨터 기술과 정보통신, 특히 인터넷 발전의 영향으로, 정보화 사회 실현을 위한 방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하드웨어 비용의 절감 및 인건비 상승 등의 사회적 문제는 공공장소에서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키오스크가 점점 더 보편화되면서, 현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은 채 사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티켓 판매, 셀프 뱅킹, 사진 편집 및 출력, 도시 안내, 공공 인터넷 접속, 투표, 도서관, 설문조사 등의 영역에서 키오스크는 매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술로 자리 잡았다(Hagen & Sandnes, 2010).
키오스크가 국내 시장에 도입된 것은 1990년대 중반으로, 일부 대형 빌딩과 은행의 안내용 키오스크, 그리고 전시회의 홍보 및 안내를 위해 제한적으로 활용되었다. 이후 1996년 ‘열린정부알림마당’ 키오스크가 도입되면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홍보 및 민원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키오스크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였다(National Information Society Agency, 1999). 키오스크는 다양한 영역에서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그 용도와 형태가 매년 변화하였는데, 2000년대의 ‘무인 주식거래 단말기(The Electronic Times January 13, 2000)’, ‘비만 방지 헬스 키오스크(Money Today December 14, 2001)’, ‘포토 키오스크(Money Today May 11, 2004)’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키오스크는 지금의 스마트폰 결제 및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헬스 케어 서비스의 뿌리라고 평가할 수 있겠으며, 한편 독자적인 단말기로 성장한 셀프 체크인 기기, 즉석 사진 인화기 등 역시도 그 근원을 키오스크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키오스크는 오늘날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 기술로 기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실험적 양상은 2010년대까지 이어져 갔으며, 그 양상이 공공·금융·교통을 비롯한 식품·유통 등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대중화되었다.
식품·유통업계 중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키오스크 도입이 가장 먼저 일어났으며, 롯데리아가 2014년 기준 전국 460여 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하였다(Chosun Biz February 20, 2017). 빠른 서비스와 고객의 편의성을 중심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무인 서비스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게 되었는데, 잇따라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의 매장들도 키오스크 도입을 추진하였다. KFC는 2017년에 야구장이나 스키장과 같은 특수한 매장 등을 제외한 국내 매장 전부에 키오스크를 설치하여 주목을 받았다(Women Economy January 9, 2019). 세계 키오스크 시장은 2020년을 기준으로 연평균 9.8% 성장하였으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키오스크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였다(Ann, 2022). 2021년 기준, 국내 민간 분야에 설치된 키오스크 수는 약 26,000대로, 2019년 대비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특히 요식업 및 생활 편의 분야에서는 약 4배가 증가하였다(Gyeonggi Maeil October 11, 2021). 고물가 장기화 및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키오스크 시장의 성장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6,971억 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46.5% 성장한 1조 216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The Munhwa Ilbo May 27, 2024). 더불어 장애인과 고령자 등 정보 취약계층이 어려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키오스크가 전국 복지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으로 알려져(Newsis July 23, 2025), 키오스크 시장이 다방면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기점으로, 소비자들이 안전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무인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때 기업들 역시 무인 운영의 효율성을 목적으로 다량의 키오스크를 빠르게 도입하게 된다. 따라서 키오스크 성장 배경에는 사용자의 신속함과 안전함, 기업(공급자)의 인건비 절감과 효율성 등이 맞물리게 되었다(Lee & Yoon, 2025). 이에 따라 단순히 정보서비스 업무의 자동화를 위해 도입되었던 키오스크가 ‘기술 기반 셀프서비스’로 거듭남에 따라, 다양한 항목에서 평가받기 시작했다. 그 항목에는 정보 접근성, 주문 결제 용이성, 주문 과정 편의성, 부가서비스 혜택 추가 등이 꼽힌다. 정보 접근성이란 키오스크 이용 시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 가능하며,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정도를 일컫는다. 주문 결제 용이성의 경우, 주문부터 결제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고, 주문 과정 편의성은 원하는 주문을 정확하고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을 일컫는다. 부가서비스 혜택 추가는 이전 주문 내역 및 기호 사항 등을 저장하거나 추가 혜택 여부를 안내받을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Park & Jo, 2025).
위 항목을 통해 키오스크의 핵심 가치를 추론해 낼 수 있는데, 바로 편리성, 개인화, 신뢰성에 대한 부분이다. 키오스크는 결국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한 기술이기에, 쉽고 빠르게 원하는 서비스를 얻도록 설계되었다. 이때의 주문 과정은 단순히 기계적인 절차가 아니기에, 키오스크가 사용자의 개별 특성을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가에 따라 만족도가 좌우될 수 있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은 키오스크 기술이 가지고 있는 안정성, 정확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듯 키오스크는 한정된 정보만을 담던 단독형 기기에서 출발하여, 인터넷과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영역으로 그 영향력을 확장하였고, 오늘날에는 사용자 맞춤형 기능을 갖춘 기기로 진화하였다. 앞으로는 ‘스마트 키오스크’라는 명칭 아래, 도시 환경에서 공공 서비스 개선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종합적 솔루션으로서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Balti & Sayadi, 2024).
혁신(innovation)은 사회 구성원들이 새롭다고 인식하는 아이디어, 관행, 또는 사물을 일컫는 것이며, 확산(diffusion)이란 하나의 혁신이 사회, 그리고 구성원들 사이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특정 채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되는 과정이다. 확산은 특별한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고, 그 메시지는 새로운 아이디어, 즉 혁신(기술)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은 혁신 참여자들 간의 상호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 정보가 생산되고 공유되는 과정이다. 왜냐하면 혁신은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uncertainty)이란, 혁신에 따른 일들이 발생할 여러 가능성을 느끼는 상태, 그리고 그 가능성들이 얼마나 혹은 어느 정도일지 인식하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혁신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정보’이다. 정보는 일련의 대안들 가운데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불확실성에 영향을 주는 질료에너지(matter-energy) 상의 차이를 말한다. 다시 말해, 정보는 여러 선택지 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판단에 영향을 주는 차이를 만들어 낸다. 확산은 일종의 사회변화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혁신의 정보,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Rogers, 2005). 어떤 혁신이 존재한다고 했을 때, 그 혁신이 확산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발생해야 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혁신 메시지를 한 개인이 다른 개인으로, 더 넓게는 정보원이 수신자에게 전달해 주는 수단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채널은 대중매체로, 이는 기술의 잠재적 채택자인 수용자에게 혁신의 존재를 알리는, 즉 ‘인지-지식(awareness-knowledge)’을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낸다(Rogers, 2005). 결국 ‘혁신의 확산’이란 혁신이 초래할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정보와 이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며, 이는 곧 혁신이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 인지와 지식의 일치를 형성해 가는 과정임을 의미한다.
혁신 확산 과정 또는 개혁 결정 과정(innovation-decision process)은 개인 또는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하나의 사회 단위가 혁신을 처음 알게 된 후부터 혁신에 대한 태도 형성, 채택 여부 결정, 새로운 아이디어의 실행과 이용, 그러한 결정에 대한 확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말한다. 이러한 혁신 확산 과정은 다음 5가지의 주요 단계로 개념화할 수 있다.
지식 단계는 수용자가 혁신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그것이 어떤 기능을 하는가를 이해할 때를 의미한다. 본래 혁신은 ‘혁신이 필요하다’라는 욕구만을 인지하는 것으로는 정착되지 않는다.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이를 언제나 늘 깨닫는 것은 아니며, 그것이 전문가가 인지하는 바와도 늘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신에 관해 깨닫게 됨에 따라 수용자는 자신에게 욕구나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때 수용자는 그 혁신을 채택하는 데 따르는 이익을 확인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정보를 추구한다. 세 종류의 정보가 바로 그 행위의 동력이 되는데, 첫 번째는 ‘인지-지식(awareness-knowledge)’이다. 이는 혁신 그 자체의 존재에 대한 정보를 의미한다(Rogers, 2005). 인지(awareness)란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그 존재를 감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반면 지식(knowledge)은 사실(fact)에 대한 인식으로서, 그 대상이나 사건이 무엇이며, 어떠한 범주나 개념에 위치하는지를 이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Littlejohn, 2015). 따라서 인지-지식이란, 감지와 이해가 결합한 것으로서, ‘혁신’에 대한 인지-지식은 곧 혁신의 존재와 의미, 범주 등을 동시에 파악하는 차원을 지칭한다. 이는 혁신 확산 과정에서 수용자들에게 가장 기초적이면서 핵심적인 동력으로 작동한다.
두 번째는 ‘노하우(how-to knowledge)’로, 혁신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의미한다. 비교적 복잡한 혁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이를 전적으로 채택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의 양이 훨씬 더 많이 요구된다(Rogers, 2005). 왜냐하면 노하우는 일종의 ‘실천적 능력’을 의미하며, 실행 과정에서 발휘되는 숙련된 기술이기 때문이다(Garud, 1997). 세 번째로 ‘원리-지식(principle-knowledge)’은 혁신이 어떻게 작용하는가와 관련된 기능적 원리에 대한 정보를 의미한다. 가령, 컴퓨터나 인터넷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전자공학 지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수용자는 원리지식이 전무하더라도 혁신을 채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경우, 혁신을 채택하고 나서도 혁신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을 중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노하우나 원리지식은 수용자가 혁신의 효율성을 판단하는데 기여한다(Rogers, 2005). 즉, 혁신의 확산에서 지식 단계란 혁신의 존재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전문 지식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혁신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수용자들은 혁신에 대해 호의적이거나 비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는데, 이는 설득 단계에 해당한다. 지식 단계에서 주로 인지적인 것, 지식과 정보 등이 습득된다고 본다면, 설득 단계에서는 혁신에 대한 정서적 혹은 감정적인 사고와 태도가 형성된다. 수용자들의 태도는 결코 혁신 창조자들이 의도한 방향으로 반드시 변화하지는 않으며, 한편 수용자들의 태도와 혁신 채택 행위가 필연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가지는 것 또한 아니다(Rogers, 2005). 다만, 혁신이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s)와 전기 다수자(early majority) 사이를 넘지 못한다면, 혁신은 확산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Wani & Ali, 2015). 사고와 태도라는 것은 결국 수용자가 혁신에 대해 받게 되는 심리적 개입을 의미한다. 따라서 설득 단계에서 수용자는 혁신에 대한 메시지 또는 정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부터, 혁신의 상대적 이점, 적합성, 복합성 등의 특징들을 고려하게 된다.
만약 수용자가 혁신에 대해 확신이 없을 경우, 자신의 선택에 대해 다른 사람들로부터 강화(reinforcement)를 받길 원한다(Rogers, 2005). ‘강화를 받는다’는 것은 수용자가 자신의 의사결정, 즉 혁신의 채택 또는 거부에 대한 결정이 옳았음을 사회적으로 확인받고 싶은 욕구를 일컫는다. 로저스의 강화 개념은 Venkatesh와 Davis(2000)가 제시한 ‘기술수용모형 2(Technology Acceptance Mode 2, TAM2)’로도 설명될 수 있다. TAM2는 기존의 TAM을 확장한 개념으로, 기술이 도입된 초기 단계에서 수용자가 이를 수용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를 형성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여기에 그 변수로서 개인의 내적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social influence)과 인지적 과정(cognitive process)을 포함한 것을 의미한다. TAM2에 따르면, 개인은 자신에게 중요한 타인이 그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따라서 개인은 그 기대에 부응하려는 동기로 행동 의도가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은 사회적 준거집단의 평가에 따라서도 기술에 대한 신념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영향은 단순히 순응(compliance)에 그치지 않고 내면화(internalization)되는 과정으로 작동한다(Venkatesh & Davis, 2000). 이러한 맥락에서 설득 단계는 수용자가 혁신에 대해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 태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러한 태도와 신념의 형성은 개인의 내적 판단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에 따른 강화 작용에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
혁신의 채택 또는 거부를 선택하는 것은 결정 단계에서 이루어진다. 설득 단계와 결정 단계 모두 수용자는 혁신에 대한 평가적 정보, 즉 혁신의 결과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는 메시지를 선호하게 된다. 따라서 수용자는 혁신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싶어 하고, 과학적으로 평가한 공신력 자료보다 가까운 동료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주관적이지만 실질적인 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모든 혁신의 결말이 반드시 채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채택하기로 한 개혁을 차후에 거부하는 것을 불연속(discontinuance)이라 한다. 불연속에는 혁신의 시험을 포함하여 그 채택을 고려해 보았지만, 결국 채택하지 않기로 하는 ‘능동적 거부’와 혁신의 이용조차 고려하지 않는 ‘수동적 거부(비채택)’가 존재한다. 어떤 경우에는 ‘지식-결정-설득’의 순서대로 혁신이 채택되기도 하며, 이는 사회·문화적 배경에 좌우된다(Rogers, 2005). 따라서 하나의 혁신이 성공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배경과 구성을 쟁점으로 두고, 확산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겠다(Lee & Oh, 2000). 이런 맥락에서 혁신의 채택 또는 거부는 단순히 수용자의 호의 또는 혁신주도자의 기대보다 수용자가 처한 사회체계의 조건과 문화 속에서 구성되는 복합적인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실행은 수용자가 혁신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기술이 실생활과 적용됨과 동시에 외적인 행동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Rogers, 2005). 혁신은 양적 변화 이상의 질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혁신의 중요성은 새로움의 창출 그 자체보다 창출된 새로움이 사회체계 전 영역으로 퍼져나가 어떠한 질적 향상을 이루었는가를 살펴보는 데 있다(Lee et al., 2022). 혁신의 성격에 따라 실행 단계가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지속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혁신은 그 과정에서 변화하고 진화를 겸한다.
이는 바로 재발명(re-innovation)이라는 개념으로, 혁신을 채택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혁신이 변화되거나 수정되는 정도를 말한다. 혁신 그 자체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재발명은 실행 단계에서 발생한다. 애초에 혁신이 재발명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안되었다면 재발명의 가능성은 더 높아지며, 그 정도가 높을수록 혁신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높아진다. 왜냐하면 재발명은 곧 수용자가 혁신의 형태에 대해서 완전히 숙지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재발명은 혁신 그 자체의 특성 때문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개인이나 기관의 필요에 따라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Rogers, 2005). 또는 창출된 기존의 제품을 수정하고, 이후 여러 기업에 의해 상업적 제품으로 개발되도록 두는 것 역시 재발명 형태에 포함된다(Tolba & Mourad, 2011). 특히 컴퓨터나 인터넷과 같이 보편적인 기술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혁신일수록 재발명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또한, 수용자들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혁신이 발생한 경우, 그 재발명의 정도도 높아진다. 재발명을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그 혁신을 다른 문제와 조화시키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재발명은 곧 혁신은 단순히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재발명은 혁신이 확산되는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다(Rogers, 2005). 즉, 혁신 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혁신의 진화는 혁신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변형하며, 문제에 적응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확인 단계에서는 채택된 혁신을 강화하거나, 혁신 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이 발생한다. 번복의 경우, 크게 불일치(dissonance)와 불연속(discontinuance)을 해소하려는 상태를 의미한다. 수용자들의 인지 요소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을 때, 불일치의 상태를 줄이기 위해 혁신에 대해 더 옹호하는 태도를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혁신과 관련된 결정을 내린 이후에 혁신을 지지하는 정보를 추구함으로써 부조화 상태를 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용자는 확인 단계 동안 불일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스스로의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메시지를 추구하게 된다. 불연속은 이미 채택한 혁신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연속의 유형은 대체와 불만족이 존재한다. 대체는 현재의 혁신을 대신하는 다른 더 좋은 혁신을 찾기 위해 기존의 혁신을 중단하는 것이며, 불만족은 혁신의 성과에 대해 더 이상 만족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혁신을 거부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혁신 발생 이후, 후기 수용자들이 혁신을 채택할 자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불만족 경향이 조기 수용자들보다 더 높다(Rogers, 2005).
수용자는 혁신의 채택을 거부할 때는 ‘다운시프팅(downshifting)’을, 받아들일 때는 ‘플로우(flow)’를 겪는다고 알려진다. 사회에서 혁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강할 때, 개인은 혁신을 위협적이라고 인식하여 다운시프팅을 겪게 된다. 반면에 사회가 혁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실행할 자원이 있을 때, 수용자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 전체가 플로우 상태에 진입할 수 있다(Hains & Hains, 2020). 이러한 맥락에서 기술 수용 과정 중 나타나는 비수용 소비자를 ‘Unfamiliar’, ‘Unpersuaded’, ‘Persuaded’로 세분화한다면, 혁신을 거부하거나 채택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집단의 다운시프팅 현상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Sanguinetti, A. et al., 2018). 정리하자면, 확인 단계는 기술의 채택이 일시적이고 불변하는 것임을 부정하며, 수용자들의 선택 속에서 강화되거나 혹은 중단되는지를 가르는 검증 과정이다. 따라서 혁신은 확인 단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거부 또는 수용을 통해 다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혁신에도 확산하는 과정이 있고, 그것에 단계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완벽히 증명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혁신의 확산 패러다임은 혁신의 실증적인 결과들을 보다 일반화된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혁신 과정의 본질을 탐색하기 위한 여러 역동적인 접근방법이 요구되는데, 예를 들면 시간 흐름에 따라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하는 방법이다(Rogers, 2005). 로저스의 혁신의 확산 단계를 활용한 연구 대부분은 회고적이고 정량적인 접근 방식을 사용했으며, 주로 ‘채택’을 종속변수로 삼고 설문지 방법을 활용했다(Kapoor et al, 2014). 이렇듯 기존의 확산 연구는 주로 개인이나 집단의 채택 행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혁신 확산 모형은 정책 수립, 신제품 출시 전략, 기술 수용 예측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연구의 토대가 되어주지만, 장기 예측 상황에서 신뢰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존재한다. 따라서 ICT·스마트 기술처럼 빠르게 진화하는 분야에서는 기존의 확산 모형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Meade & Islam, 2006).
본 연구는 언론과 담론이라는 집합적 텍스트 자료를 통해, 혁신의 확산 과정을 사회적 의미 또는 담론적 차원에서 추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기존 확산 모형을 토대로 진행된 대부분의 양적 연구에서 포착하기 어려웠던 영역을 보완하는 방법론을 제안해 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혁신이 사회적으로 해석되고 구성되는 과정을 규명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로저스가 지적했듯이, 기술은 단순히 행동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아닌 사회체계 그 자체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확산 연구에 대해 총 8가지 유형을 제시했는데, (1) 혁신을 인지하는 시기, (2) 사회체계에서의 혁신의 채택률, (3) 혁신성, (4) 의견지도력, (5) 혁신 네트워크, (6) 다른 사회체계에서의 채택률, (7) 커뮤니케이션 채널 사용, (8) 혁신의 결과가 그러하다(Rogers, 2005). 본 연구에서 진행하는 키오스크 담론 분석 연구는 대중매체가 혁신의 인지 시기부터 혁신의 결과를 어떻게 프레임화하여 정보를 전달하는지 다루고 있으며, 그 대중매체의 역할에 대해서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본 연구는 국내 언론 담론 속에서 키오스크라는 혁신이 어떻게 인지되고, 정당화되고, 문제화되었는지를 시기별로 추적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IV. 연구 결과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은 키오스크라는 혁신(기술)의 존재를 알림과 동시에 키오스크에 대한 정보와 지식, 키오스크 기술을 발명하고 배포를 시작한 혁신주도자 등을 포함해 키오스크에 관한 일괄적인 정보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빈도수 분석을 통해 확인된 ‘설치’, ‘공급’의 키워드를 통해, 해당 시기에는 키오스크가 새로운 기술이자 기업 활동의 일부로서 사회에 알려짐과 동시에 배포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설치’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참고한 결과, 「시청 민원실에 전통문화 콘텐츠 키오스크 설치」(Yeongju Citizen Newspaper November 11, 2003), 「IBM, 비만측정 키오스크 150개 학교에 설치」(Digital Times December 14, 2001), 「미디어솔루션, 목포시 관광키오스크 설치.운영」(Digital Times February 27, 2002) 등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이를 통해 키오스크가 시청, 학교, 관광지 등의 공공장소에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수용자가 키오스크 기술의 존재와 확산 경로, 그리고 그 기술을 접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지식까지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마찬가지로 ‘공급’ 키워드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참고한 결과, 「아이디씨텍, 아파트단지에 키오스크 공급」(Momey Today August 22, 2022) 등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이를 통해 키오스크 기술의 공급처와 해당 기술이 수용되는 사회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로 언급되는 공급처에는 가중치 분석에서 드러난 ‘미디어솔루션’과 ‘아이디씨텍’을 포함해 ‘LG전자’, ‘IBM’, ‘대아미디어테크’, ‘장원엔지니어링’ 등이 확인되었다. 이중 ‘미디어솔루션’과 해당 기업의 창업자 ‘임용재’가 가중치 분석에서 각각 34.58, 26.36의 높은 수치를 나란히 기록하였는데, 이는 해당 기업이 국내 키오스크 혁신을 선도한 핵심 주도자로서 기능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해당 기업은 ‘통합 민원 키오스크 활성화 연구 수행업체’이자 ‘한국관광공사 키오스크 개발 우선협상 대상업체’ 등으로 선정되는 등 제도적 영향력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대만’ 등의 키워드도 함께 언급됨으로써 글로벌 영향력을 지닌 기업으로서 확인되었다. 이밖에 ‘대표’, ‘업체’, ‘회사’, ‘전문’ 등의 키워드는 해당 시기 담론이 키오스크 혁신을 견인한 주요 기업 주체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소개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설치’, ‘제공’ 등의 키워드를 포함한 기사들에서 수용자는 실제로 키오스크가 설치되는 물리적인 환경 및 맥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면, ‘서비스’, ‘발급’, ‘안내’ 등의 키워드를 포함한 기사들에서는 사용자가 실제로 키오스크를 통해 어떤 편익을 얻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해당 단어들을 통해 키오스크는 단순한 장치가 아닌 구체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련의 메커니즘으로 인식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과정에서 수용자는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방법인 ‘노하우’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서비스’ 키워드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참고한 결과, 「아이디씨텍, 무인관광 도우미 키오스크 이달 중순 시범 서비스」(Maeil Business Newspaper March 12, 2002), 「국내 최초 금융키오스크 서비스 7월 개시 cd/atm 대체 가능성」(Edaily June 28, 2001) 등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서비스’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들은 키오스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목적을 담고 있으며, 따라서 수용자는 키오스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 인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발급’, ‘안내’ 등의 키워드는 키오스크가 수용자의 요구에 부응하여 문서 따위를 발급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는 매체로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이 역시도 마찬가지로 수용자가 키오스크라는 혁신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실천적 지식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키오스크는 그 물리적 형체와 쓰임새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 관찰 가능성이 높은 기술이기 때문에 담론을 통해 키오스크 관련 원리-지식 또한 함께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결국 키오스크라는 단말기를 사용하는 물리적인 절차와 방법, 그리고 그 기술의 구현이 가능한 공학적 지식이 대중들로 하여금 혁신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단서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빈도수 분석에서 드러난 ‘무인’, ‘인터넷’ 등의 키워드와 가중치 분석에서 드러난 ‘터치스크린’, ‘멀티미디어’, ‘터치’, ‘탑재’ 등의 키워드가 원리-지식 차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무인’ 키워드는 ‘수납’, ‘거래’, ‘안내’ 등과 함께 쓰이며, 키오스크가 기존의 대면적 상호작용을 대체한 서비스로 인식되었음을 보여준다. ‘인터넷’과 ‘터치’의 키워드는 각각 키오스크의 작동 원리에 대해 서로 다른 차원을 설명한다. ‘인터넷’은 키오스크가 일련의 서버와 운영체제를 통해 작동한다는 사실을 내포하며, 이는 곧 키오스크가 네트워크 기술 기반의 혁신임을 의미한다. ‘터치’와 ‘터치스크린’은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물리적 방식을 의미하며, 수용자가 키오스크 단말기의 스크린을 직접 조작하여 혁신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두 키워드는 혁신의 운영 원리와 사용 절차에 대해 각기 다른 기술적 배경을 드러내 주며, 따라서 사용자는 담론을 통해 키오스크의 원리-지식에 대해 습득할 수 있게 된다.
로저스의 혁신의 확산 이론 관점에서 살펴볼 때, 1998년부터 2002년 사이의 담론은 키오스크 혁신의 ‘지식 단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으며, 키오스크와 관련된 세 가지의 지식 종류인 ‘인지-지식’과 ‘노하우’, ‘원리-지식’이 모두 확인되었다. 이는 혁신의 초기 담론, 즉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키오스크의 존재를 알리는 것과 더불어, 키오스크를 활용하는 방법과 작동 원리에 대해서도 전파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당 시기의 수용자는 위와 같은 담론을 통해, 키오스크가 보급되는 과정과 맥락, 그 근거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며, 키오스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비록 키오스크 기술이 이미 1990년대에 도입되었더라도, 그것이 사회체계 내에서 ‘인지’되고 의미화되는 시점은 1998~2002년의 언론 담론을 통해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확산은 특정 채널을 통해 커뮤니케이션되는 과정이며, 언론은 그중에서도 핵심 채널로 기능한다. 따라서 해당 시기는 수용자가 혁신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규정될 수 있다. 지식 단계는 수용자가 단순한 인지에서 출발하여 혁신의 활용 방식에 대한 논의로 확장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실제로 본 연구의 분석 결과, 해당 시기 언론에서는 키오스크의 존재와 활용 방식, 작동 원리에 관한 지식 정보가 활발히 유통되고 있었다. 혁신은 대중매체 채널, 무엇보다도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매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Rogers, 2005), 본 연구의 키워드 분석은 해당 시기의 담론이 지식 단계의 특성을 드러내는 구체적 증거로써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본 연구에서 진행한 키오스크 기사 내 키워드의 빈도수 분석 및 가중치 분석을 통해서는 ‘설득 단계’에 해당하는 시기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는 언론이 혁신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며, 이는 곧 혁신을 평가하거나 감정적 태도를 표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는 두 가지 이유에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언론은 수용자의 태도 변화에 매우 미미한 정도밖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까지의 역할에 임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혁신에 대한 평가적 판단을 직접적인 키워드로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혁신의 존재를 알리고, 그와 관련된 지식을 신속하게 확산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Rogers, 2005). 한편, 이러한 언론의 경향성은 언론의 근본적인 속성에서 야기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언론은 본질적으로 사실 보도 및 정보 전달에 집중하는, 이른바 저널리즘 활동이기 때문이다.
로저스의 이론에 따르면, 과학적으로 평가한 공신력 있는 자료 또는 대중매체의 메시지 등은 수용자 개인의 혁신에 대한 구체적 믿음을 강화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수용자는 혁신이 가진 불확실성과 더불어 자신의 선택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타인으로부터의 강화를 받길 원한다. 이는 곧 수용자 자신의 생각이 동료 집단의 의견과 동일한지를 알고 싶어 하는 욕망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적인 자료와 대중매체의 메시지는 수용자의 구체적인 태도를 강화하기에는 너무 포괄적이며 일반적이다. 수용자는 자신의 상황을 기준으로, 혁신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자 할 때, 평가적 정보를 가까운 동료들로부터 얻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동료들의 평가가 주관적이지만 경험을 통해 우러나온 지극히 실질적인 정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Rogers, 2005). 더불어 TAM2 관점에서도, 수용자에게 기술 수용 태도에 확신을 주는 중요한 타인에 상사, 동료, 사회적 권위자가 언급된 바 있어(Venkatesh & Davis, 2000), 설득 단계에서는 가깝고도 중요한 주변 인물로부터 얻어지는 평가 자료가 대중매체보다 훨씬 더 설득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이는 저널리즘(journalism)의 관점에서도 이해될 수 있다. 전문 저널리즘은 오랜 기간을 거쳐 객관성(objectivity), 중립성(neutrality), 균형(balance), 공정성(impartiality) 등의 규범적 이상에 의해 이끌려 왔으며, 이러한 요소는 언론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여겨져 오기도 했다(Salaverría-Aliaga, R., 2019). 중립성이란, 두 개 이상의 실제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여러 당사자에게 동일한 정도의 영향력을 미치려는 평등주의적 헌신을 의미한다. 특히 정보학 분야에서 중립성은 직업적 윤리 강령의 핵심 가치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Macdonald & Birdi, 2020). 물론 대중매체가 혁신에 대한 지식을 만들어 내고 정보를 확산하는 과정에서, 수용자들의 태도에 약간의 변화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Rogers, 2005), 본질적으로 언론은 ‘중립성’을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혁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언론은 가치 판단의 부재가 아닌 사회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자 수단으로 기능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겠다. 정리하자면, 본 연구의 키워드 분석 결과에서는 혁신에 대한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 태도에 해당하는 키워드는 확인되지 않았고, 이는 담론이 수용자에게 특정한 방향으로 혁신에 대한 태도를 설득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석하였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은 키오스크 혁신이 사회체계 내에 채택되어, 혁신의 활용이 본격화되었음을 나타낸다. ‘설치’라는 키워드는 1구간 대비 2구간에서 빈도 및 가중치 순위가 상승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키오스크 기술이 단순히 인지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도입 및 실행을 결정하는 단계로 이동하였음을 시사한다. 즉, ‘설치’ 키워드의 부상은 수용자들의 혁신을 채택하기로 ‘결정’하고, 그 동시 혁신 활용이 ‘실행’되었다고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가중치 분석에서 확인된 ‘정약용상’은 키오스크 혁신이 사회적으로 정당화되었음을 보여주는 키워드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정에도 불구하고, 혁신은 여전히 그 결과에 대해 불확실성을 가지며, 이는 혁신의 확산 ‘실행 단계’에서도 고스란히 존재한다. 따라서 담론은 수용자의 질문을 해소하기 위한 몇 가지 답을 내놓을 수 있는 능동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바로 ‘어디에서 혁신을 획득하고,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운영상의 문제에 직면하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들이 그러하다(Rogers, 2005). 이른바 키오스크가 도입되는 분야와 장소, 키오스크 기술의 기능적 확장, 키오스크 수용 이후의 경험과 행태 등의 내용이 그러하다.
우선, ‘지식 단계’에서 중점적으로 언급되었던 혁신 주도자들이 2구간의 키워드 분석 결과에서 사라지거나 순위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키오스크코리아’와 그 대표인 ‘이명철’이 가중치 분석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키오스크 산업 내에서 혁신 주체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기사 분석 결과, ‘키오스크코리아’는 키오스크 산업의 기술·기능적 향상을 중점적으로 일궈냈음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해당 기업이 단순히 키오스크 제조나 관리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디스플레이, 비디오 월(video wall), 디지털 이미지 등의 시각정보기술 전반에서 활약한 업체였다는 점이다. 이는 키오스크 혁신이 더 이상 독립된 단일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콘텐츠 전달 중심의 매체를 의미하며, 키오스크는 정보 제공 및 결제 등의 서비스 수행 중심의 매체를 일컫는다. 두 기술 모두 상호작용성 기반의 무인 인터페이스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Georgiou et al, 2019), ‘키오스크코리아’의 행보는 키오스크가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일부로 통합되는 과정에 진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키오스크 혁신의 채택이 확실히 되었다는 그 근거에는 빈도수 분석을 통해 확인된 ‘계획’ 및 ‘출시’ 등의 키워드를 꼽을 수 있겠다. 해당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참고한 결과, 「예약부터 발권까지 한번에 가능한 키오스크 출시」(The Electronic Times July 19, 2006) 등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이를 통해 담론이 키오스크가 도입되는 장소와 서비스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었으며, 한편으론 키오스크가 특정 시설과 기능에 맞춰 전문화(specialization)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로저스가 주창한 재발명의 개념은 곧 혁신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그 형태와 기능을 적절히 변형하는 정도를 지칭한다. 특히 키오스크가 컴퓨터나 인터넷과 같은 보편적인 정보기술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혁신이기에 더욱 다양한 형태의 재발명(Rogers, 2005)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수집된 기사들을 확인한 결과, 실제로 키오스크가 ‘건강안내’, ‘주차안내’, ‘자가진단’, ‘금융’ 등 특정 기능 및 서비스 영역과 결합되어 보도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지식 단계’에서 보였던 키오스크의 공공기관 내 평등한 서비스를 제공했던 형태에서 진화하여, 도입 환경과 수용자의 니즈에 따라 전문화되고 개인화 및 다양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키오스크 재발명은 사용자들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적 요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수용자의 니즈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실행 단계’ 중심의 혁신 확산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아울러 ‘운영’, ‘고객’ 등의 키워드 부상은 키오스크 담론이 기술 도입과 그 주체를 넘어서 운영 체제 및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혁신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키오스크 확산의 초점이 공급자 중심의 기술적 혁신에서 수용자 중심의 혁신 활용으로 이동하였음을 상징하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겠다.
빈도수 분석의 ‘매장’, ‘결제’ 등의 키워드를 통해 키오스크 혁신 활용이 두드러지는 분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엔제리너스커피, 휴게소 내 키오스크 매장 오픈」(Etoday May 27, 2024), 「카페베네, 말레이시아 대형몰에 첫 키오스크 매장 오픈」(Edaily January 19, 2016), 「쥬씨, 가맹점 무인 결제 ‘키오스크’ 연내 2배 확대」(Maeil Business Newspaper September 28, 2018) 등의 기사를 통해,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 결제 및 판매가 본격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 언급된 주요 브랜드와 서비스 항목으로는 ‘GS25의 키오스크복합기’, ‘홈플러스의 와인 키오스크’ 등이 있었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모든 고객에게 언제 어디서든 일관된 품질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동시에 인력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게 된다. 따라서 앞서 기사를 통해 언급된 주요 기업체들이 키오스크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라 보기보다는, 브랜드 운영 전략의 일부로서 해석할 수 있겠다. 외식 산업은 인건비 상승을 비롯한 사회적·경제적 압력으로 인해 무인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되었는데, 키오스크 혁신의 실행은 각 프랜차이즈의 운영 구조와 고객층에 맞추어 상업화(commercialization)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키오스크 혁신이 산업의 표준 또는 문화로써 제도화되는 단계를 의미하게 되며, 이에 대한 긍정 또는 부정적 결과는 이후의 확인 단계, 즉 3구간(2020~2024년)의 담론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은 키오스크 혁신이 사회 내 확산된 이후, 그 운영과 활용, 혁신의 확대, 그리고 혁신 결과에 따른 격차를 중심으로 한 성과 검증 및 평가적 논의가 중심을 이루었다. 우선 주목할 점은, 1~2구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던 키오스크 혁신 주체(기업명 또는 사업자명) 관련 키워드들이 3구간의 키워드 표 순위권에서 이탈하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시기의 담론은 키오스크 혁신의 활용 양상과 그 혁신의 결과에 따른 평가적 논의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며, 이는 키오스크가 수용자 개인과 사회체계 내에 완전히 통합되어 실질적으로 운영 및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혁신을 채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혁신 확산 과정의 최종 단계는 아니기에, 혁신 수용자와 그 사회는 ‘확인 단계’를 통해 이미 채택된 혁신을 강화하거나, 불일치 및 불연속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ogers, 2005). 따라서 로저스는 혁신의 결과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적정한 기준을 토대로 혁신의 결과를 분류하는 지침을 내세웠다. 왜냐하면 혁신의 결과는 결코 단일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보통 다양한 양태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차원은 바로 바람직성(desirability), 직접성(directness), 예측성(predictability)이다(Rogers, 2005).
‘이용’, ‘설치’, ‘운영’, ‘제공’, ‘사용’, ‘활용’ 등의 키워드는 키오스크 혁신의 사회적 수용과 일상적 활용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며, ‘확대’ 등의 키워드는 키오스크 혁신이 공공 및 민간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키오스크 혁신은 이제 셀프서비스 기술 중에서도 가장 빈번하게 언급되고 활용되는 기술로, ‘결과의 바람직성’ 차원에서 키오스크 혁신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한편, ‘주문’, ‘사업’. ‘매장’, ‘결제’ 등의 키워드는 키오스크 혁신의 직접적인 결과를 반영한다. 이는 2구간에서 이미 확인된 키오스크 활용 영역이 3구간에서도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결과의 직접성 측면에서 키오스크 혁신이 산업에서 안정적으로 내재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앞서 언급된 키워드 및 ‘무인’, ‘서비스’, ‘디지털’ 등의 키워드는 키오스크 혁신 도입 초기부터 논의되어 온 비대면 및 효율 중심의 서비스 체계와 디지털 서비스 가속화라는 측면에서 예측된 결과로써 해석할 수 있다.
대개 혁신 주도자들은 보통 바람직하고 직접적이며, 예상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혁신을 추진하는데, 이는 그들이 혁신의 형태(form: 직접 관찰이 가능한 물질적인 외형)와 혁신의 기능(function: 체계 구성원들의 삶의 방식에 기여)을 예상하고 예측하여, 사회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의미한다(Rogers, 2005). 실제로 형태와 기능이 수용자들의 신념과 반응을 공동으로 구성하는 기반이 되기에(Townsend et al, 2011), 혁신은 단순한 기술적 산출물이 아닌, 혁신 주도자로부터 충분히 의도된 형태와 기능으로 구현된 구조화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혁신은 긍정적 결과와 함께 부정적 결과를 동반한다. 즉, 혁신은 도입에 따른 효율성 증대와 생활 편의 증진이라는 바람직한 이점을 가져옴과 동시에, 사회적·심리적 측면에서의 부정적인 결과를 불가피하게 수반한다는 것이다. 이는 혁신 주도자들이 혁신의 형태와 기능은 비교적 명확히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는 반면, 그 혁신이 수용자 개인 또는 사회체계에게 어떤 의미(meaning : 개혁 대상자들의 개혁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로 인식되는지는 혁신이 개발되고 확산되는 과정에서 완전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의미한다(Rogers, 2005). 왜냐하면 혁신은 사회적 맥락과 인식 차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형성되기 때문이며, 따라서 대부분의 혁신은 효율성과 편리성이라는 예측된 결과와 동시에 의미 해석 차이에서 비롯된 부정적 결과를 동시에 수반하게 된다(Townsend et al, 2011). 한편, 이 부정적 결과는 혁신 주도자의 ‘근시안적 이해관심(impervious immediacy of interest)’에 의해 야기된 것으로도 볼 수 있는데, 혁신 주도자들이 특정 행동의 긍정적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된 나머지, 그로 인해 발생할 시·공간적 결과에 대해서는 눈을 감게 되는 현상을 겪기 때문이다(Sveiby et al, 2009).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가 바로 빈도수 분석의 ‘교육’, ‘지원’, 가중치 분석의 ‘어르신’, ‘장애인’ 등이다. 이 중 ‘어르신’과 ‘장애인’은 혁신 수용 집단 내 일부를 지칭함과 동시에, 확산 과정에서 비교적 늦게 혁신을 채택 또는 적응하게 된 ‘후기 수용자’를 상징한다. 의미적 관점에서 볼 때, 키오스크는 셀프서비스 기술로서 비대면·무인에 따른 효율성 및 자율성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어르신과 장애인 집단에게는 디지털 배제와 접근성 문제를 드러내는 양가적인 혁신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해당 시기 담론은 키오스크 혁신의 결과가 바람직한가를 평가함에 있어, ‘어르신’과 ‘장애인’이라는 키워드를 주요 준거로 삼아, 혁신의 사회적 포용성을 검증하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각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들을 언급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 키워드를 중심으로 관련 기사를 참고한 결과, 「양천구, 노인 대상 키오스크 사용법 교육」(The Kukmin Daily October 21, 2020), 「“키오스크로 음식 주문 함께 해요”…디지털 약자 어르신 키오스크 교육 실시」(The Seoul Economic Daily October 11, 2022), 「“오늘도 수업 신청 마감입니다” 어르신 키오스크 교육 열풍」(The Kangwon Domin Ilbo August 27, 2023), 「서산시 운산면, 디지털 취약계층 위한 '찾아가는 키오스크 정보화교육' 추진」(DaeJonilbo October 29, 2024) 등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지원’ 키워드는 소상공인을 상대로 정부가 키오스크를 지원한다는 맥락에서 사용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키오스크 주문 척척’...수원특례시, 노인·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 지원 강화 나서」(The JoongbooIlbo June 14, 2022), 「경남장애인종합복지관,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키오스크 기기 지원과 맞춤형 교육 진행”」(Daehan Economic Newspaper October 21, 2023),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롯데리아, 고령층 키오스크 교육 지원」(Edaily July 11, 2024) 등의 기사가 검색되었다. ‘교육’과 ‘지원’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당 시기의 담론을 살펴보면, 키오스크는 이제 교육과 지원의 대상으로 전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혁신의 확산과 활용이 일상적인 수준에 정착함과 동시에, 기술의 형평성과 접근성을 위한 조정 단계로 이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혁신 과정에서 발생한 ‘불연속’을 완화하려는 제도적 노력을 의미하며, 후기 채택자인 어르신과 장애인 집단이 혁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원을 투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키오스크 혁신은 이제 기술적 확산의 국면을 지나, 후기 채택자들을 포용해야 하는 사회적 과제를 수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로저스에 따르면, 후기 채택자들은 이미 혁신이 충분히 확산된 시점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대중매체보다는 대인적·지역적 지식 전파 경로에 크게 의존한다. 앞서 언급한 일부 기사를 살펴보아도, 디지털 소외 계층은 지역 사회 또는 기업체의 직접적인 교육으로 인해 혁신에 적응하는 과정 중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확인 단계’에서의 담론은 단순히 혁신의 기능을 소개하거나 그 확산을 촉진하는 매개체로써의 활약하는 것에는 한계에 도달한다(Rogers, 2005). 그렇기에 담론은 혁신이 사회에 정착한 이후의 후기 단계에서, 혁신에 적응하지 못하는 후기 채택자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그들이 혁신 속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논의의 근거와 사회적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혁신이 확산의 과정을 거쳐 그 형태와 쓰임이 변화하는 것처럼, 담론 역시도 그 과정 안에서 혁신과 수용자를 대하는 태도와 시각을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V. 결론 : 키오스크 혁신의 사회적 수용 과정
본 연구는 키오스크 수용 과정에 대한 담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를 활용하여 키워드를 수집 후 분류·분석하였다. 이를 로저스의 ‘혁신의 확산’ 이론을 기반으로 키오스크 담론을 로저스의 이론 5단계에 맞춰 재구성하였으며, 각 구간에 대응하는 담론의 내용을 정리하였다. 이를 위해 1998년부터 2024년까지의 뉴스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키워드 빈도 분석 및 가중치 분석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는 <표 7>에서 제시한다.
| 구간 | 시기 | 기사 수 | 로저스 단계 |
|---|---|---|---|
| 1구간 | 1998년~2002년 | 272건 | 지식(Knowledge) |
| 2구간 | 2003년~2019년 | 841건 | 결정(Decision) 및 실행(Implementation) |
| 3구간 | 2020년~2024년 | 2,752건 | 확인(Confirmation) |
우선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은 로저스의 ‘지식 단계’로 분석할 수 있었다. 이 시기의 담론은 대중들에게 키오스크 혁신의 존재를 알리고, 이를 ‘인지-지식’, ‘노하우’, ‘원리-지식’이라는 세 가지 형태의 정보를 제공하였다. 먼저, 키오스크의 존재와 확산 경로, 사용 장소 등에 대한 정보는 인지-지식에 해당하며, 키오스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편익과 혜택, 그리고 이를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과 맥락에 대한 정보는 노하우로써 제시되었다. 키오스크 기술의 구현 방식과 물리적 사용 방법은 원리-지식으로 소개되었다. 한편, 해당 시기 담론에서는 키오스크 혁신의 주요 주체, 즉 혁신주도자에 대한 정보도 함께 다루었다. 따라서 1998년부터 2002년까지에 이르는 키오스크 담론 1구간은 대중에게 혁신의 존재를 인식시키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초적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담론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로저스의 ‘설득 단계’는 명확히 분류하거나 분석할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제시된다. 첫째, 로저스에 따르면 언론을 포함한 대중매체는 수용자의 태도 변화에 매우 미미한 정도밖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데, ‘설득 단계’는 수용자가 ‘태도’와 ‘신념’이라는 주관적 기제를 형성하는 시기로, 언론은 이러한 내면적 과정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기 어렵다. 오히려 해당 시기에 수용자는 언론보다는 수용자와 인접한 가족, 동료 등의 지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언론은 본질적으로 ‘저널리즘’의 원칙하, 객관성과 중립성 등의 기조를 중심으로 가치 판단을 진행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즉, 언론은 여러 이해당사자에게 편향되지 않은 정보를 공정하게 전달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따라서 본 연구가 ‘설득 단계’를 담론 분석을 통해 식별할 수 없었던 것은, 분석 대상인 언론과 담론이 기술 수용자에게 키오스크 혁신에 대한 특정한 태도나 관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거나 주입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은 로저스의 ‘결정 단계’ 및 ‘실행 단계’가 결합한 양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해당 시기에는 혁신의 채택과 사용을 상징하는 키워드의 빈도와 가중치가 상승하였으며, 동시에 사회적 정당화를 상징하는 표현을 통해 담론은 키오스크 혁신 채택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였다. 키오스크 혁신은 무인 서비스, 매장 운영, 결제 시스템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확산 및 활용되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기술 수용자들의 삶이 양적·질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혁신은 적용 분야와 주체에 따라 여러 형태와 기능을 가진 채로 재발명되기도 하였으며, 이를 통해 키오스크는 변화하는 사회적 맥락과 문제에 따라 변형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해당 시기에는 혁신 주도자의 세대교체 또한 이루어졌는데, 해당 기업은 키오스크의 기술적 혁신과 진화를 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키오스크가 물리적·기술적 발전을 거듭하여 디지털 사이니지 산업과 융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2003년부터 2019년까지에 이르는 키오스크 담론 2구간은 키오스크 혁신의 채택을 공표하는 동시에, 그 활용과 재편, 변형 등의 재발명 맥락을 상세히 다루었으며, 특히 키오스크의 기술적 진보와 산업적 융합에 초점을 맞춘 시기로 평가할 수 있겠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은 로저스의 ‘확인 단계’로 분석할 수 있었다. 지난 1, 2구간에서 등장했던 혁신 주도자(기업명, 인물명) 관련 키워드가 빈도 및 가중치 분석에서 이탈하는 양상을 보였고, 이에 따라 담론의 초점이 혁신 주도자에서 혁신 수용자 중심으로 완전히 이동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혁신의 실행이 본격화된 2구간 이후부터 해당 시기에서도 키오스크로 인해 효율성이 극대화된 산업 영역 키워드가 꾸준히 언급되었으나, 동시에 기술 확산에 따른 구조적 불균형이나 부작용을 지적하는 키워드가 함께 등장하였다. 특히 ‘어르신’과 ‘장애인’이 혁신 확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집단으로 언급되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및 ‘지원’ 정책이 담론의 주요 키워드로 부상하였다. 따라서 해당 시기의 담론에서 키오스크 혁신은 사회적 포용성과 관련한 평가와 검증 단계에 진입하였으며, 이에 키오스크 혁신은 수용성과 형평성의 관점에서 재검토(확인)되어야 할 과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정리하자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키오스크 담론 3구간은 키오스크 혁신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한계를 반성하는 단계로서, 담론이 키오스크를 기술적 혁신의 결과에서 사회적 과제의 영역으로 전환한 시기라 평가할 수 있다. 종합하면, 키오스크 담론은 ‘기술 담론 → 산업 담론 → 사회 담론’으로 진화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등장한 ‘AI 기반 키오스크’는 기술-산업-사회로 이어지는 담론적 진화를 새로운 국면으로 확장시킬 가능성이 크다. AI와 결합된 키오스크는 단순한 무인화 기술을 뛰어넘어, 고객 개개인 맞춤형의 데이터 축적과 분석, 개인 맞춤형 응대 그리고 의사 결정 자동화 등의 인공적 판단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IKE(Interactive Kiosk Experience)로 알려진 신디에이고의 대화형 키오스크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City News Service, 2024), 조지아 수족관에 쓰인 AI 키오스크는 실시간으로 펭귄 개체를 식별하며, 관광객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소할 정보를 감성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AVNetwork Staff, 2024). AI 기술 역시 ‘혁신의 확산’이라는 일련의 기술 수용 과정을 거친다고 할 때, AI 기술 기반의 키오스크는 다시금 어떤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수용될 것인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AI와 키오스크의 결합은 단순한 혁신의 진화가 아니라, 서로 다른 혁신과 혁신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사회적 의미를 생성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로저스의 ‘혁신의 확산’ 이론을 언론 담론 분석에 적용함으로써, 기존 확산 연구의 패러다임을 개인이나 집단의 기술 채택 및 수용 행위 중심에서 사회적·담론적 차원으로 확장하였다는 점에서 이론적 의의를 지닌다. 뉴스라는 집합적 텍스트를 통해 기술 확산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인식되고, 의미화되며, 정당화되는가를 추적하였으며, 이를 통해 혁신의 채택 과정을 단순한 ‘행동의 양적·질적 변화’가 아닌,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혁신을 둘러싸고 구성하는 언어적 의미 체계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담론의 변화를 시기별로 분석하고, 이를 로저스의 이론적 프레임에 맞춰 재구성함으로써, 확산 이론의 실증적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나아가 언론이 혁신에 대한 수용자의 지식과 기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본 연구는 혁신의 확산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사회적 수용과 저항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이는 언론이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혁신의 사회적 의미와 판단을 구성하는 핵심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즉, 혁신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매개되는 담론적 메시지이며, 담론은 수용자의 인지 구조와 지식 체계를 형성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동시에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닌다. 우선, 로저스의 ‘혁신의 확산’이라는 특정 이론적 틀에 의존하여 담론을 분석했기 때문에, 담론이 지닌 비연속적·우발적 전개나 예외적 사례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분석 자료인 빅카인즈를 통해 추출된 키워드 중심 데이터였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 전체 기사 본문에 내포된 맥락적 의미와 구조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키워드 중심의 정량적 담론 분석 연구는 기사 본문에 내포된 의미 구조 자체를 세밀하게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고, 따라서 이는 정성적 분석 방법론이 결여된 데에서 비롯된 한계점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향후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혁신의 확산’ 이론을 보조하거나 확장할 수 있는 대안적 이론적 틀이 필요하다. 본문에서 언급한 기술수용이론(UTAUT/Technology Acceptance Model)을 이용하여 혁신의 확산 이론과의 관계를 연구 모형으로 제시하면, 보다 명확한 이론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SNS·유튜브·온라인 커뮤니티·정책 문서 등의 다양한 데이터 소스의 통합적 분석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포괄될 수 있는 모든 텍스트를 분석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SNS는 공공 여론이 형성되는 주요한 장으로, 수용자의 인식과 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담론과 경향이 가장 빠르게 생성되는 공간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Hafizh & Pambayun, 2025). 향후 연구에서는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전개되는 담론을 동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러한 플랫폼은 언론의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는, 즉각적이고 원초적인 태도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본래 확산 이론이 활용되어 온 수용자 중심의 인터뷰·설문 기반 연구 방법을 병행함으로써 보다 다층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인터뷰, 이해관계자 비교, 질적 커뮤니케이션 분석과 같은 질적 접근을 포함한다면, 키오스크 혁신 수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용자 경험과 인식 변화 양상 등의 미세한 관찰이 가능해질 것이며, 이는 연구의 설득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한편, 기술 혁신 연구는 기술의 효율성이나 확산 속도에만 주목하기보다, 그 과정에 참여하는 수용자들의 인식·태도·경험의 변화와 혁신의 결과로 인한 부작용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 진행한 담론적 접근 역시 이러한 경향 속에서, 초기 수용자에서 후기 수용자에 이르는 다양한 수용 집단 간의 비교 분석 연구로 더욱 심층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