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은 다차원적이며 관계적 고립, 신체적 고립, 경제적 고립을 포함한다. 노인들은 하나의 고립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고, 여러 가지 고립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통계개발원의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의하면 위기 상황에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 사회적 고립도가 2023년 33.0%로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34.1%보다는 소폭 하락하였지만, 2019년 27.7%보다 5.3% 높다. 연령이 높을수록 사회적 고립도가 증가하여 19∼29세 24.5%에 비해 60세 이상은 40.7%로 16.2% 높게 나타났다(통계개발원, 2024).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는 노인 빈곤, 사회적 고립, 역할 상실, 의료비 및 연금 부담 증가, 요양 및 돌봄 책임 확대 등 여러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아울러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독거노인 수 또한 늘어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19.8%가 노인 독거 가구이며, 노인 부부 가구 58.4%, 자녀 동거 가구 20.1%, 기타 가구 1.7%로 나타났다. 노인 단독 가구(독거노인 및 노인 부부 가구)가 2008년 66.8%에서 2020년 78.2%로 증가했고, 자녀 동거 가구는 2008년 27.6%에서 2020년 20.1%로 감소한 것이다. 자녀와의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도 2008년 32.5%에서 2017년 15.2%, 2020년 12.8% 감소하고 있어, 향후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0). 이러한 가족구조의 변화로 인한 노인부양은 중대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박기남, 2009).
한국의 연령대별 자살률 통계를 살펴보면 20대 23.5명, 30대 27.3명에 비해 70대가 41.8명, 80대 이상은 61.3명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연도 기준 OECD 회원국 노인 자살률 평균은 16.5명인데, 한국은 42.2명(2021년)으로 1위이며, OECD 평균보다 2.6배 높다(보건복지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2024). 이는 한국 사회에서 노년층이 직면한 사회적 위험을 명확히 드러내며 노인의 삶의 질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노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자원 체계로는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가 있다. 노년기의 사회적 지지는 노화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 악화를 완화함으로써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한다(전병주, 2017). 노인은 타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회적 지지가 부족할 경우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져 노년기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노인은 사회적 관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며, 이로 인해 우울, 자살, 고독사 등 심각한 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다.
사회적 고립에 대한 기존 연구는 사회적 관계의 참여 여부나 사회적 네트워크의 규모를 조사하거나, 사회적 고립의 다양한 차원을 바탕으로 고립 경험을 어떻게 유형화할 수 있는지를 분석해 왔다(권혁철, 2019; 김아린, 2020; 김영범, 2020; 박찬웅 외, 2020; 이상철 외, 2017; Cornwell, et al, 2009; Nicholson, 2009; Wang et al, 2017; Zavalet et al, 2017).
최근 연구에서는 점차 사회적 고립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고 있다. 이은희 외(2023)의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감을 분석한 연구를 보면 노년기, 장년기, 중년기, 청년기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동시에 생활만족도와 긍정적 자존감은 청년층이 가장 높았고, 노년기가 가장 낮았다.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부정적인 자존감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노인의 사회적 고립감은 우울증, 불안, 자살 충동,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등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셈노인인권정책센터, 2022).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한국 사회 동향’은 사회단체 활동 여부, 사회적 교류 여부, 사회적 지지 유무 등으로 사회적 고립 정도를 구분하여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했다. 이 연구는 사회적 고립 여부를 세 차원으로 나누어 살피고는 있지만, 사회적 고립의 차이는 성별로만 구분하고 있어 삶의 질을 연령별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사회적 고립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생애주기별 차이, 인구사회학적 요인,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지만, 사회적 고립의 양상을 각기 다른 상황에 따라 나누어 노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사회적 고립은 중대한 사회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 정책적 대응은 미시적 차원에서 거시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다층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이진숙, 2023). 특히 노인은 여러 가지 상실을 겪으면서 삶의 만족도가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사별이나 자녀 독립 등으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경우 경제적 빈곤에 처하기 쉽고, 사회적 자원의 접근과 확보가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긴급 상황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기본적인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고령이거나 기능이 저하된 독거노인과 노인 부부 가구는 건강상의 문제 발생 시 적절한 의료 및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처럼 노인의 사회적 고립은 다양한 양상과 복합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고립의 다차원적 특성을 기반으로 노인의 사회적 고립 상황을 세부적으로 살피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관계적 지원, 일상생활 지원, 경제적 지원이라는 세 가지 주요 자원의 활용 정도에 따라 사회적 고립의 단계를 구분하고,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는 다차원적 접근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노년기 사회적 고립이 삶에 미치는 영향을 수준별로 분석하여 노인의 사회적 고립 정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우선순위와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II. 이론적 논의
사회적 고립은 타인과의 교류가 부족하고 최소한의 사회적 접촉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Nicholson, 2009). 이로 인한 부정적 정서인 우울, 불안, 자기 인식의 저하 등을 수반하는 주관적인 경험인 외로움과 현재의 고립된 행동 상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Vincenz, et al., 1987). 사회적 고립의 주요 특징은 작은 사회적 관계망, 상호작용이나 사회적 활동 참여의 부족, 교제 및 지원 등 사회적 자원의 결핍이다(Cornwell, et al, 2009). 즉, 사회적 고립이란 삶의 유지에 중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타인과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의 결여 정도를 의미한다(박찬웅 외, 2020).
사회적 지지는 사회적 고립의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로 정서적, 사회적, 신체적, 경제적 지원 등 다양한 영역을 포함한다. 이에 따라 사회적 지원 관계망의 결여 또는 부족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개인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Berg et al, 1992).
사회적 관계는 개인과 개인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통합과 사회적 연결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사회 구성원은 참여를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함으로써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삶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처한다. 사회적 관계가 원만한 사람들은 고립된 사람들에 비해 도움이 필요할 때 동원할 수 있는 자원과 기회를 포착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관계는 이러한 객관적 이득만이 아니라 주관적 보상을 제공하여 삶의 만족을 높인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의 네트워크 범위가 협소하고 사회 구성원과의 상호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경우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 처하기 쉽다(한준 외, 2014).
사회적 고립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의 새로운 형태로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고, 사회적 결속과 연대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권혁철, 2019).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자발적으로 고립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인해 사회적 고립이 일어났을 때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의 문제가 발생한다. 사회적 배제는 자원, 권리, 재화나 서비스의 결핍을 경험하거나 거부되는 등 그동안 유지해 왔던 정상적인 관계나 활동들을 이어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비자발적인 사회적 고립은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회적 배제를 야기할 수 있다(강신욱 외, 2005; 최재성 외, 2019). 사회적 배제는 타인에 의해 강요되거나 또는 비자발적으로 어쩔 수 없이 고립에 이른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개인이나 집단을 사회 내로 통합하는 것은 사회의 책임이다(박명숙, 2024). 이처럼 사회적 고립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단일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 유기적 관련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볼 때 다차원적 분석이 필요하다.
여러 연구에서 사회적 고립의 정도를 다차원적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고립을 측정하기 위한 5가지 영역으로 사회적 네트워크의 구조(social network—structure), 사회적 네트워크의 양(social network—quantity), 사회적 네트워크의 질(social network—quality)과 감정적 관계 평가(appraisal of relationships—emotional) 및 자원 관계 평가(appraisal of relationships—resources)를 모두 고려하거나 복합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고 있다(Wang, et al, 2017). 권혁철(2019)은 사회적 관계망의 크기와 유형,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수준과 사회적 관계망의 질적 수준, 상호작용을 통한 소속감 및 성취감 등의 주관적 수준을 포함하여 측정했다. 김영범(2018)은 사회적 고립을 가족이 없는 ‘구조적 고립’ 상태와 가족을 비롯해 친구나 공식적 사회단체 등과 접촉하지 않는 ‘접촉 고립’ 상태로 구분하여 사회적 고립이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김아린(2020)의 연구에서도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의 크기와 접촉 빈도, 사회 참여가 신체적 건강 및 삶의 질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콘웰과 웨이트(Cornwell & Waite)는 제한된 사회적 관계망과 사회적 비활동차원을 포함하는 사회적 단절(social disconnectedness)과 사회적 지원 부족과 외로움이라는 두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 인지적 고립(perceived isolation)으로 구분하여 측정했다. 연구결과, 연령이 높을수록 더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며,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사회적 단절과 인식된 고립감이 더 크게 나타났다(Cornwell et al, 2009). 이상철 외(2017)의 연구에서도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신체적·정신적 건강 수준이 낮아지며, 객관적·주관적 사회적 고립 수준 모두에서 높아지는 경향성을 보였다. 박찬웅 외(2020)의 연구도 사회적 고립을 생활 차원, 경제적 차원, 정서적 차원으로 구분하여 차원별로 고립된 사람들의 특성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 이러한 최근의 연구는 사회적 고립에 접근할 때 각기 다른 차원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지만, 차원별 고립 위험군과 여러 차원에서 중첩적으로 고립을 경험하는 개인 및 집단 유형을 파악하는 데 그치고 있다. 사회적 고립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을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차원별 특성과 노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만이 아니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사회적 고립은 노인의 삶의 질을 방해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다른 생애주기보다도 노년기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악화로 사회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 많고, 사회적 지지의 감소와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로 사회적 고립에 처할 위험이 크다. 특히 한국 노인은 심각한 수준의 저소득 문제와 빈곤 위험성에 쉽게 노출되어 경제적으로 고립될 위험도 높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사회적 문제는 소득 감소로 나타나는 경제적인 빈곤 문제뿐만이 아니다. 배우자와의 사별에 따른 상실감이나 자녀독립으로 인한 가족관계 요인을 비롯해 사회적 지위 박탈로 인한 사회관계의 어려움에 의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단일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며, 다양한 영역에서 상호 유기적 관련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볼 때 다차원적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사회적 고립의 정도를 차원별로 나누어 분석한 연구를 토대로 사회적 고립을 신체적, 정서적, 경제적 차원으로 구분했다(박찬웅 외, 2020). 기존 연구와 달리 사회적 고립 경험의 여부와 수준을 각 차원에 따라 분류하여 노인의 삶에 만족도의 차이를 분석하고, 가장 시급한 고립 상황이 무엇인지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고립은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되며, 주요 원인으로 고령에 따른 이동성 감소, 실업과 경제적 어려움, 만성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 가정폭력,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있다(Lehmann, 2022). 특히 배우자를 잃고 홀로 생활하는 고령자에게서 두드러지며,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나빠져 외부 활동이 어려울 경우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위험이 커진다 (Barnes, et al, 2006). 소득과 관련된 연구에서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더 큰 고립감과 소속감 결핍을 경험하며, 빈곤이 이들의 낙인과 고립감을 심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Eckhard, 2018). 다른 요인으로 노인의 거주지 특성을 지적한다. 노인의 주거 상태가 자가인 경우는 거주지의 안정성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의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박미진, 2012). 고령화와 더불어 1인 가구와 노인 단독가구의 증가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사회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핵가족 구성 및 공동주택 형태로 주거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의 접촉 빈도는 높지만 관계의 질적인 측면이 약화하는 현상으로 사회적 고립이 발생한다(정은주 외, 2017). 사회적 고립을 접촉 고립과 지원 교환 고립으로 구분하여 원인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독거노인은 일반 노인보다 두 유형의 고립 모두에서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자녀와의 접촉 빈도가 낮은 노인일수록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에서도 고립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김영범, 2016).
이러한 논의를 종합해보면, 주로 고령의 노인으로 홀로 거주하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악화로 이동성의 저하와 사회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에 사회적 고립도가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사회적 지지의 감소와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 주거환경이 안정적이지 못한 저소득층일 경우에도 사회적 고립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크다.
사회적 고립 상황은 주요 우울장애를 매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년기에는 사회적·경제적 역할 상실, 가족 해체, 경제적 어려움, 대화 단절 등의 문제로 인해 사회적 고립감이 심화되며, 이는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노인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심각한 경우 자살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정진성 외, 2014).
이 밖에도 사회적 고립은 신체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사회적 고립은 혈압을 증가시키고,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Hawton, et al, 2011).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 고립의 객관적·주관적 수준이 높아지는 경우 신체적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이상철 외, 2017). 가족 내에서 받는 지지나 보호 체계가 미흡한 독거노인은 사회적으로 고립될 경우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측면에서 더욱 취약할 우려가 있다(김아린, 2020). 이처럼 사회적 관계망은 사회적 취약계층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와 관련하여 윌슨(Wilson)은 사회적 고립이 빈곤층을 빈곤의 재생산으로 인해 다시 빈곤층으로 편입될 수밖에 없게 한다고 주장한다. 윌슨의 연구에 따르면, 빈곤의 발생은 역할 모델의 부재, 근린 효과, 학력, 빈곤 집중화, 사회적 자원 부족 현상 때문이다(Wilson, 2012).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고립은 빈곤의 재생산을 초래한다. 사회적 지원체계의 부재, 주거환경, 교육 훈련의 결여 등 사회적 고립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요인이 빈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Zavaleta, et al, 2017). 노년기 빈곤을 결정하는 건강 악화, 배우자와의 사별, 실직 등의 요인은 사회적 고립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며, 빈곤 그 자체도 사회적 고립을 한층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Eckhard, 2018).
한국 노인은 심각한 수준의 저소득 문제와 빈곤 위험성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보고서 2023’에 보면, 한국의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소득 인구 비율)은 39.3%로 18∼65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10.6%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이다(통계청 통계개발원, 20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금 한눈에 보기 2023(Pensions at a Glance 2023)‘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 37개국 평균 노인 소득빈곤율 14.2%에 비해서 한국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가장 높다. 오랫동안 선진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소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 방안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박명숙, 2024).
노년기의 삶의 만족(life satisfaction)은 노인 자신이 현재의 삶을 과거의 상황과 비교하여 자신의 평생의 삶이 행복한지, 생에 있어서 목표 달성은 이루었는지 등을 반영하여 노년기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성공적 노화의 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개념이다(이래혁 외, 2018). 노년기의 삶의 만족도는 노인 자신이 실제 접하고 있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으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나항진, 2002). 다양한 영향 요인이 존재하므로, 주관적인 평가만이 아니라, 노년기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개인적 속성, 주관적 건강 상태, 소득 수준, 사회적 연결망, 사회활동 참여, 사회적 지지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종교를 믿는 노인들이 종교를 믿지 않는 노인보다 생활 적응력이 높고, 소외감도 덜 느껴서 삶의 만족도가 높게 조사되었다(정혜정 외, 2000).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교육 수준과 직업적 권위가 높은 집단일수록 사회적 관계가 활발하며, 소득이 높고, 삶의 만족도나 건강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한형수, 2004). 노년기의 건강 상태는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인으로 만성질환을 비롯하여 일상생활 동작 능력과 기능적 장애는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조은희 외, 2000; 김우신, 2013).
심리적 요인인 노인 우울은 삶의 만족도를 심각하게 낮추고, 상대적으로 노년기의 자살률을 높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그동안 가치를 두고 살아왔던 명예, 직장, 자녀, 건강 등이 노인이 되면서 사라지는 것을 인식하고 깊은 절망에 빠지면서 정서적 위기를 겪게 되는데, 이에 경제적인 빈곤과 질병이 더해지면 심리적 위축을 초래하여 우울을 유발할 수 있다. 노인이 우울할수록 삶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우울과 삶의 만족감은 직접적인 영향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박미진, 2012).
경제적 수입과 재정 상태도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특히 한국은 노후 소득에서 공적연금의 비중이 낮고 정년이 비교적 이른 편이어서 고령층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제적 요인은 삶의 만족도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사회적 요인으로는 노인들이 사회활동에 많이 참여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노인들의 사회활동은 타인과의 상호작용과 자신들의 존재감을 인식하게 하는 수단으로서 삶의 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김남현 외, 2017). 다른 생애주기보다도 노년기는 고독감 및 신체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 지지가 더 많이 요구된다. 사회적 지지를 많이 받을수록 스트레스 강도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여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노인의 고독감과 인지된 건강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강현욱 외, 2009). 노인의 삶의 만족도는 그들이 일상생활을 어떻게 보내는지와 연결되므로 사회적 관계를 통한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지지는 노인 스스로 살아가는 의미를 찾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각각의 요인들은 그 자체만으로 노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경우 서로 복잡한 상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점차 자립 생활 능력이 저하되어 타인과 사회에 대한 의존성이 증가하는 노년기에 삶의 만족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노년기를 단순히 생존 차원에서 삶을 유지하면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성공적인 노화의 과정을 통해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의 노인복지 제도는 생존에 필요한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지만, 노년기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에는 불충분하다(권중돈 외, 2000). 노년기 삶의 만족도는 노인복지의 실현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데, 한국의 노인은 다른 세대에 비해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낮다(최현석 외, 2012). 한준(2021)의 연구에서 연령대별 삶의 만족도 격차를 보면, 전반적으로 높은 연령대에서 삶의 만족도가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최근 60대 이상의 삶의 만족도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빠르게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부정적 정서 경험(부정 정서는 근심, 우울, 분노의 세 가지 정서의 평균값으로 측정)이 우세한 비율도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통계청 통계개발원, 2021).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보편적으로 젊은 세대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이다가 중년으로 갈수록 낮아지고 노년기에 다시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낮아지고 노년기에 다시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지 않는다(정순둘 외, 2012). 이러한 상황에서 노인 인구 비율의 급격한 증가는 노인들의 삶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증대시켰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인해 노년기가 개인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커지고 있으므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관한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위 논의를 바탕으로 이 연구에서는 노인의 삶의 질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나 사회적 지지가 없는 상태인 사회적 고립에 주목한다. 노인의 특성에 따라 고립되는 상황과 동원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가 다르므로 사회적 고립을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 고립으로 구분하여 다차원적으로 분석한다. 사회적 고립 여부와 사회적 고립 수준의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사회적 고립이 어떤 방식으로 노년기 삶에 영향을 주는지 파악할 것이다.
이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첫째,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노인의 사회적 고립에 차이가 있는가?
둘째,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사회적 고립에 따른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가?
셋째,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사회적 고립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노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다는 것은 위험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려움이 생겼을 때 완충 역할을 해주는 사회적 지지의 기능이 약하다는 점 때문에 사회적 차원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된다(박미진, 2010). 노년기는 사회적 관계가 크게 변화되는 시기로 이 시기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대처하는데 사회적 지지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사회적 관계가 활발한 사람들은 고립된 사람들에 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필요한 자원의 동원 가능성이 크므로 삶의 만족이 높지만,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적 고립 상태에 처하기 쉽다. 때문에, 사회적 고립이 노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서 개인이 필요로 하는 자원의 정도에 따라 사회적 고립 상황을 살피고, 노인의 삶의 만족에 미치는 주요한 영향요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자 한다.
III. 연구 방법
이 연구에서는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KReIS)’ 중 2020년에 실시한 ‘8차 부가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한국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의 대상은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중 8차 부가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4,198명이다.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는 2005년부터 본 조사와 부가조사를 번갈아 가며 실시하여 고령자의 가구소득, 자산, 지출, 경제활동, 삶의 질, 건강 등의 생활실태를 다각적으로 측정하고,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국민연금연구원, 2021).
이 자료는 국내 패널 자료 중 노후생활 실태에 대해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는 자료로써 이 연구에서 관심을 두고 있는 사회적 고립의 양상을 세분화하여 측정하고 있으며, 종속변수인 삶의 만족도에 대한 측정을 함께할 수 있는 유용한 조사 자료이다. 기존에 이를 활용하여 사회적 고립을 분석한 연구가 없다는 점에서 이 연구는 차별성을 갖는다.
종속변수인 삶의 만족도는 “귀하는 현재 생활 전반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십니까”라는 단일 문항을 활용하였다. 이 문항은 ‘1. 매우 불만족’, ‘2. 약간 불만족’, ‘3. 보통’, ‘4. 약간 만족’, ‘5. 매우 만족’ 등 5점 리커트 척도로 측정되어 있다.
국민노후보장패널 8차 부가조사에서 사회적 고립에 대해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구분하여 측정한 문항을 활용하여 사회적 고립 여부와 사회적 고립 수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관계적 고립은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상태”, 신체적 고립은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수 있는 상대가 없는 상태”, 경제적 고립은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 연구에서 사회적 고립 여부는 관계적 고립 여부, 신체적 고립 여부, 경제적 고립 여부 등 3가지 하위영역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관계적 고립 여부는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있는 경우 ‘0. 비고립’, 없는 경우 ‘1. 고립’으로 구분하였다. 신체적 고립 여부는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경우 ‘0. 비고립’, 없는 경우 ‘1. 고립’으로 구분하였다. 경제적 고립 여부는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경우 ‘0. 비고립’, 없는 경우 ‘1. 고립’으로 구분하였다.
사회적 고립 수준은 관계적 고립, 경제적 고립, 신체적 고립 중 해당하는 총 고립의 수로 정의하고 분석하고자 한다. 사회적 고립 수준의 범위는 0개부터 3개까지로 나타나며, 0개는 관계적, 경제적, 신체적 고립에서 모두 고립되지 않은 것을, 3개는 관계적, 경제적, 신체적 고립에서 모두 고립된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SPSS 21.0을 활용하여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노인의 사회적 고립 여부, 사회적 고립 수준에 차이와 인구 사회학적 특성, 사회적 고립에 따른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교차분석 및 카이검증, 독립표본 t검증, 일원배치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일원배치분산분석 실시할 때 등분산 가정을 확인한 후, 사후분석방법을 구분했다. 등분산이 가정된 경우는 F값을 제시하고 Scheffe 방법으로 사후검증을 하고, 등분산이 가정되지 않으면 Welch 통계량을 제시하고 Games-Howell 방법으로 사후검증을 하였다. 또한, 노년기 사회적 고립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위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한 이유는 통제변수의 영향력을 통제하여 독립변수의 영향력을 분리해 파악하고, 독립변수를 한 번에 투입한 결과에서 파악할 수 없는 변수 추가 투입에 따른 독립변수의 영향력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독립변수인 관계적 고립, 신체적 고립, 경제적 고립의 변수를 단계적으로 추가 투입하여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력의 변화를 파악하였다.
IV. 분석 결과
이 연구는 사회적 고립의 영향을 사회적 고립의 여부와 사회적 고립의 수준으로 구분하여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노인의 사회적 고립에 차이가 있는지를 측정했다. 그리고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노인의 사회적 고립에 따른 삶의 만족도 차이와 영향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의 주요 변수들의 기술통계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사회적 고립 여부를 살펴보면 관계적 고립의 비율은 8.4%, 신체적 고립 비율은 9.0%, 경제적 고립 비율은 42.3%로 나타나 경제적 고립 비율이 관계적, 신체적 고립 비율보다 약 33%P 이상 높았다.
사회적 고립 수준은 0개인 경우(56.6%), 1개인 경우(30.9%), 2개인 경우(8.5%), 3개인 경우(3.9%)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65세 이상 노인의 43.4%는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 영역 중 한 개 이상의 영역에서 고립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65세 이상 노인의 삶의 만족도를 살펴본 결과,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0.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약간 만족’ 한다는 응답이 40.2%로 많았다. 즉, 65세 이상의 노인 10명 중 4명은 삶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에서 제시하고 있는 분석 결과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관계적 고립 여부 차이를 살펴보면, 연령, 경제활동 여부, 교육수준, 거주지역, 주관적 건강상태, 소득분위, 가구유형별 관계적 고립 여부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령이 많을수록(85세 이상: 13.0%), 비취업자(9.5%), 교육 수준이 초등학교 이하(9.6%)인 집단, 서울 지역 거주자(16.5%),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나쁨: 13.2%),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1분위: 11.3%), 1인 단독가구(12.3%)가 관계적 고립을 경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신체적 고립 여부 차이를 살펴보면, 성별, 경제활동 여부, 거주지역, 주관적 건강상태, 소득분위, 가구유형별로 신체적 고립 여부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여자(10.5%), 비취업자(10.2%), 교육 수준이 초등학교 이하(9.5%)인 집단, 서울 지역 거주자(18.7%),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나쁨: 14.1%),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1분위: 11.2%), 1인 단독가구(15.0%)가 신체적 고립을 경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경제적 고립 여부에서는 성별, 연령, 경제활동 여부, 교육수준, 거주 지역, 주관적 건강상태, 소득분위, 가구유형에 따라 경제적 고립 여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여자(45.2%), 연령이 많을수록(85세 이상: 52.2%), 비취업자(44.7%),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초등학교 이하: 45.8%), 서울 지역 거주자(64.3%),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나쁨: 57.8%),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1분위: 49.6%), 1인 단독가구(49.5%)가 경제적 고립을 경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사회적 고립 여부에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관계적 고립 여부에서는 성별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노인들은 배우자와 자녀로 구성되는 가족 중심적인 사회관계망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 노인에게는 배우자가 중요한 사회적 지지 체계이며, 여성 노인의 경우는 자녀가 중요한 사회적 지지 체계이다(이서영, 2015). 이러한 부부, 자녀 간의 유대관계로 인해 관계적 고립 여부의 차이에서 성별이 제외되는 것으로 보인다. 신체적 고립 여부에서는 연령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령이 많거나 노인성 질병 등으로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신체활동 지원, 가사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여 노후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오미희, 2014)의 확산으로 신체적 고립 여부의 차이에서 연령이 제외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표 4>에 제시된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사회적 고립 수준 차이를 분석한 결과 여자가 남자보다(χ2=26.460, p<.001), 연령이 많을수록(χ2=28.064, p<.001), 비취업자가 취업자보다(χ2=28.064, p<.001),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χ2=280.461, p<.001), 서울 지역 거주자가 광역시, 도 지역 거주자보다(χ2=234.736, p<.001,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χ2=253.954, p<.001),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χ2=70.662, p<.001), 1인 단독가구가 그 외 가구 유형(χ2=73.520, p<.001)보다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 영역 중 1개 이상의 영역에서 고립을 경험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사회적 고립에 수준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선행연구에서 사회적 고립을 발생시키는 주 원인으로 지목한 노화, 건강 상태 악화, 질병, 저소득층, 비경제활동, 빈곤, 독거노인, 자녀와 친구, 이웃과의 접촉 수준이 낮은 노인에게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한다(Barnes et al, 2006; Nicholson, 2009; 박미진, 2010; Wilson, 2012). 이러한 결과는 사회적 지원이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대표되는 여자, 고령자, 비취업자, 저학력자, 주관적 건강 상태의 저하, 낮은 소득 분위, 1인 단독가구인 노인에게 우선 집중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다만 일부의 선행연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사회적 고립이 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 이 연구와 다른 결과를 보인다(장수지 외, 2017; Taylor, OT. et al, 2018). 하지만, 사회적 고립에 가장 큰 요인인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은 자택 소유 여부, 거주지 안정성, 자산 등의 여건들이 가부장적 관습이 남아 있는 노년 세대의 남자에게 편중되어 있다. 때문에 연령이 많고 소득 수준이 낮은 여자 노인이 경제적 자립도가 낮을 가능성이 높음으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할 수 있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노인의 삶의 만족도 결과, 대부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남자(M=3.38, SD=0.64), 연령이 65∼74세인 집단(M=3.41, SD=0.63), 취업자(M=3.45, SD=0.59)가 비취업자(M=3.26, SD=0.68)보다, 교육 수준이 대학(2년제) 이상인 집단(M=3.54, SD=0.60), 주관적 건강 상태가 좋은 집단(M=3.75, SD=0.48), 소득 분위가 5분위인 집단(M=3.50, SD= 0.61), 1인 단독 외 가구 유형(M=3.37, SD=0.64)의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5>에 제시한 사회적 고립에 따른 노인의 삶의 만족도 차이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적 고립을 경험하는 경우(M=2.97, SD=0.72), 신체적 고립을 경험하는 경우(M=2.90, SD=0.69), 경제적 고립을 경험하는 경우(M=3.13, SD=0.69)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삶의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사회적 고립 수준이 0개(M=3.47, SD=0.60)인 경우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고,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 및 사회적 고립에 따른 삶의 만족도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관련된 선행연구에서 주로 성별, 연령, 종교, 교육 정도, 주거 상태, 주관적 건강 상태, 소득 수준, 사회적 연결망, 사회적 지지의 정도, 사회 참여 등을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적하며 보여준 결과와 일치한다(장현, 1996; 정혜정, 2000; 권중돈 외, 2000; 정순둘, 2001).
주요 변수 간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종속변수인 삶의 만족도는 관계적 고립 여부(r=-.161, p<.001), 신체적 고립 여부(r=-.199, p<.001), 경제적 고립 여부(r=-.250, p<.001), 사회적 고립 수준(r=-.280, p<.001)과 부정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으로 고립되는 경우,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표 6>에서는 사회적 고립 여부가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하였다. 모델 1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투입, 모델 2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 관계적 고립 여부, 모델 3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 관계적 고립 여부, 신체적 고립 여부, 모델 4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 관계적 고립 여부, 신체적 고립 여부, 경제적 고립 여부를 투입하여 분석하였다. 회귀분석을 하기 전에 VIF 지수를 확인하였으며, 모두 10 이하로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으며, Durbin-Watson 값을 통해 잔차의 독립성 확인 결과, 모두 오차의 독립성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사회학적 특성이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모델 1에서는 거주 지역(서울)(B=-0.06, β=-0.03, t=-2.56, p<.05), 주관적 건강 상태(B=0.40, β=0.54, t=39.53, p<.001), 소득 분위(2분위)(B=0.09, β=0.05, t=3.12, p<.01), 소득 분위(3분위)(B=0.16, β=0.10, t=5.34, p<.001), 소득 분위(4분위)(B=0.18, β=0.11, t=5.74, p<.001), 소득 분위(5분위)(B=0.23, β=0.14, t=7.15, p<.001)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모델 2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후 관계적 고립 여부가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결과, 관계적 고립 여부(B=-0.18, β=-0.07, t=-5.79, p<.001)는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3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후 관계적 고립 여부, 신체적 고립 여부가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관계적 고립 여부(B=-0.09, β=-0.04, t=-2.59, p<.05), 신체적 고립 여부(B=-0.23, β=-0.10, t=-7.05, p<.001) 모두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4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하고, 관계적 고립 여부, 신체적 고립 여부, 경제적 고립 여부를 모두 투입했을 때, 신체적 고립 여부(B=-0.19, β=-0.08, t=-5.77, p<.001)와 경제적 고립 여부(B=-0.13, β=-0.10, t=-6.85, p<.001)가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화된 β값을 살펴볼 때, 경제적 고립이 신체적 고립보다 삶의 만족도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갑자기 많은 돈을 빌려야 할 때 빌릴 수 없는 상태가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수 없는 상태보다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모델 3, 4에서 각각 신체적 고립 여부, 경제적 고립 여부 변수가 투입될 때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관계적 고립 여부의 영향력이 축소되거나 사라졌는데, 이는 신체적 고립 여부와 경제적 고립 여부가 관계적 고립 여부와 삶의 만족도의 관계에서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수의 연구에서 열악한 건강 상태 및 저소득과 같은 경제적 결핍이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인으로 보고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결과로 해석된다.
<표 7>에서는 사회적 고립 수준이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위계적 회귀분석을 하였다. 모델 1에서는 인구학적 특성을 투입, 모델 2에서는 인구학적 특성, 사회적 고립 수준을 투입하여 분석하였다. 회귀분석을 하기에 앞서 VIF 지수를 확인하였으며, 모두 10 이하로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Durbin-Watson 값을 통해 잔차의 독립성을 확인 결과, 모두 오차의 독립성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1에서 인구 사회학적 특성이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를 보면, 거주 지역(서울)(B=-0.06, β=-0.03, t=-2.56, p<.05), 주관적 건강 상태(B=0.40, β=0.54, t=39.53, p<.001), 소득 분위(2분위)(B=0.09, β=0.05, t=3.12, p<.01), 소득 분위(3분위) (B=0.16, β=0.10, t=5.34, p<.001), 소득 분위(4분위)(B=0.18, β=0.11, t=5.74, p<.001), 소득 분위(5분위)(B=0.23, β=0.14, t=7.15, p<.001)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주관적 건강 상태가 삶의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거주자가 타 지역 거주자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고, 소득 분위가 높은 집단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더 유의하게 높음을 의미한다.
모델 2에서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후에도 사회적 고립 수준이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결과를 보면, 사회적 고립 수준은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제변수 중에서는 표준화된 β 값을 살펴볼 때, 주관적 건강 상태(B=0.37, β=0.51, t=36.50, p<.001)가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며, 소득 분위(5분위)(B=0.23, β=0.14, t=7.15, p<.001)가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더 많이 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사회적 고립 수준이 1개(B=-0.13, β=-0.09, t=-7.01, p<.001), 사회적 고립 수준이 2개(B=-0.26, β=-0.11, t=-8.40, p<.001), 사회적 고립 수준이 3개(B=-0.33, β=-0.10, t=-7.44, p<.001)일 경우, 모두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 영역 중 1개 이상의 영역에서 발생한 경우, 모두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고립이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노인의 사회적 지지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는 낮아지고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며, 사회적 관계망의 크기와 접촉 빈도가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선행연구의 주장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Cornwell, et al, 2009; 김아린, 2020). 특히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경제적 고립이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노년기에 나타나는 사회 및 경제적 역할의 상실, 경제적 궁핍 등의 문제들이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감을 심화시켜 우울과 같은 심리적 문제에 봉착하게 됨을 보여준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들은 신체적 질병으로 약해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스스로 돌보고자 하는 의욕이 저하되기 쉽다. 이웃뿐만 아니라 형제나 친척, 자녀들과의 관계에서도 위축감을 경험하거나 교통비조차도 아껴야 하는 생계유지의 어려움으로 집에만 머무르며 사회적 고립을 스스로 선택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회·심리적 소외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개인의 자긍심이 쉽게 저하되며, 사회적 편견과 낙인에 직면함으로써 우울감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전지형, 2022). 이는 노인들의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심각할 경우 자살로 이어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정진성 외, 2014).
Ⅴ. 결론
이 연구는 한국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노인의 사회적 고립 여부와 사회적 고립 수준에 차이가 있는지를 살피고, 사회적 고립에 따른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차이와 영향은 무엇인지 확인했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연령이 많을수록, 비취업자가 취업자보다,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서울 지역 거주자가 그 외 지역 거주자보다, 주관적 건강 상태가 나쁠수록, 소득 분위가 낮을수록, 1인 단독가구가 그 외 가구 유형보다 경제적 고립을 경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사회적 고립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해석되며 삶의 만족도가 더 낮았다.
둘째,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사회적 고립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본 결과를 보면, 관계적, 신체적, 경제적 영역 중 1개 이상의 영역에서 사회적 고립이 발생한 경우 모두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후 사회적 고립 여부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모델 2에서는 관계적 고립이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3에서는 관계적 고립, 신체적 고립 여부 모두 노년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 2, 3과 달리 모델 4에서는 관계적 고립 여부, 신체적 고립 여부, 경제적 고립 여부를 모두 투입했을 때, 관계적 고립 여부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신체적 고립 여부와 경제적 고립 여부가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적 고립이 신체적 고립보다 삶의 만족도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통해 이 연구는 노인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취약 요인들이 상호작용하며, 사회적 고립을 강화하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인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경제적 고립은 가장 큰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의 주요 이론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사회적 고립의 정도와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장 시급한 고립 상황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노인의 삶의 만족은 경제적인 요인에 더욱 현실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정부는 노인의 소득 보장을 위한 정책 형성과 다양한 경제활동 기회의 제공을 중시하는 정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둘째, 사회적 요인 가운데 사회적 고립의 수준을 파악하고, 삶의 만족에 미치는 유의미한 효과를 분석했다.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결과를 통해 노년기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요인은 어느 한 가지가 아닌 전반적인 삶의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기존의 삶의 만족 연구는 소득 수준, 고용 상태, 경제적 안정성 등 경제적 요인을 강조하는 데 비해 사회적 요인을 분석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파악했다. 한국 노인의 낮은 삶의 만족과 높은 자살율이 경제적 요인만이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사회적 지지의 약화로 인한 결과라는 이론적 주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사회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노년기 사회적 고립의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 분석을 통해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 여부에 따라 접근방법을 달리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적 고립 수준이 높은 고위험군의 사회적 관계망 확대를 위한 사회적 지원의 통합적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정부는 2019년부터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역사회의 자원과 역량을 활용하여 기존의 노인 일상생활 지원과 돌봄 사업을 통합하고 연계함으로써, 개인별 욕구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많은 지자체에서 통합 돌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련 기반시설과 자원이 부족한 실정이다(프레시안, 2022. 8. 8). 따라서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노인의 주거, 복지, 돌봄, 의료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통합지원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위해 조속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내 사회적 지지체계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적인 돌봄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박명숙, 2024).
둘째, 노인들의 사회 및 경제적 역할의 상실, 경제적 궁핍 등의 문제로 인한 경제적 고립의 해결을 위한 제도 확대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보건복지부는 2004년부터 노인의 사회 참여와 일자리 지원을 목표로 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재정적 지원만이 아니라, 노인들이 건강하고 활기 찬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보건복지부, 2024). 이제는 노인들의 경제적 필요를 넘어 활동적이고, 독립적인 노년을 보내고자 하는 새로운 욕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노인 일자리 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익 가치가 높은 사회 공헌형 일자리를 확충하고,일자리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박명숙, 2024).
이 연구는 후속 연구를 위한 중요한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이 연구는 주로 2차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했지만, 사회적 고립의 주관적 측면인 ‘외로움’과 같은 심리 정서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세밀하게 분석하지 못했다. 외로움은 객관적, 사회적 고립에 대한 질적인 지각 수준을 의미하므로 이를 포함하여 추후 연구에서는 사회적 고립에 대한 보다 정교한 모형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둘째, 이 연구는 분석 자료가 패널 자료이지만 한 시기에 수집된 자료를 활용한 횡단적 연구로 변수들 사이에 상관성은 살펴볼 수 있으나, 정확한 인과관계를 규정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이 자료의 종단연구를 통해 시간적 변화를 고려하고, 인과관계를 측정할 수 있는 분석이 요구된다.
셋째, 사회적 고립은 특정 시기에 나타나는 경제적 상황의 위기이기보다 전 생애에 걸쳐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누적해 경험되는 사회적 문제이다. 특정 시점의 사회적 고립 상황만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사회적 관계망 축소의 조건과 특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인들은 대체로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이 낮은 편이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아서 사회적 고립이 고착화되거나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박미진, 2010). 사회적 고립 완화를 위한 예방적 개입에 앞서 실천 과정에서는 비자발적 고립 상황에서 현실을 비관하고, 자기 방임, 우울, 자살, 고독사의 위험이 큰 대상자들을 신속히 발굴하기 위한 실용적인 대처 방안에 대해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